[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대기자금으로 불리우는 대차잔고 금액이 15조원 줄었으나 공매도 잔고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본격적인 숏커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상환이 단 하루만 나타났고, 숏커버가 일단락 됐다고 분석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73조7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매도 금지 시작 후 무려 15조원이 감소한 모습이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89조3887억원에 달했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지난 3일의 대차거래 잔고액은 약 82조원이었다.
대차거래 잔고주식수도 급감했다. 잔고주식수는 지난 6일 20억5434만9920주에서 10일 18억6011만7980주로 급감했다. 일주일새 약 2억주가 줄어든 것이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비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하다. 이에 대차거래 잔고를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하는 성향이 있다.
이로 인해 그간 대차잔고의 증가는 향후 공매도 증가의 시그널로 해석됐고, 대차잔고의 감소는 공매도 감소와 숏커버링의 시그널로 예측됐다.
공매도 금지에도 현재 공매도 숏커버링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공매도 잔고금액은 코스피 11조5322억원, 코스닥 6조115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지 전인 지난 3일과 비교 할 때, 코스피는 2.16% 감소했고, 코스닥은 1.5% 증가했다.
그간 공매도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를 감안하면 아직 증시 상승 추세가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선물 매도와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매도 숏커버가 일단락 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과거의 공매도 금지 당시와 상황이 다르고 대여자 리콜이 이미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일부터 공매도 감소, 숏커버링 매수 강도가 급격히 축소됐다”며 “일일 공매도 잔고 수량 감소율은 1%대로 축소됐다. 지난 2020년 당시보다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2차전지 중심의 매도가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숏커버링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공매도 제한 첫 거래일 급등은 대여자 리콜에 따른 숏커버링으로 추정된다”면서 “시장은 공매도 제한 조치로 대차잔고 비중 상위 종목의 수급 개선의 흐름을 기대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차잔고 증가 종목의 감소 여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지수 흐름만으로 숏커버링을 일단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최근 공매도 제한 관련 대차잔고 상위주는 올해 랠리가 돋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돼 있고, 외국인 순매도는 펀더멘털의 개선이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센티멘트 회복 없이 전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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