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기관투자자들이 내년 초 예정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매매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는 13일 발간한 ‘올해 3분기 기관투자자 자금 동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 래퍼(Wrapper) ▲시카고 상업 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코인베이스 내 기관 거래량(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등 4가지 지표를 근거로 기관투자자 동향을 살폈다.
비트코인 래퍼는 비트코인과 동일한 투자 효과를 내기 위해서 전통 금융 자산 형태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먼저 3분기 단기성 자금은 당시 최대치를 기록했던 2분기보다도 더 많이 유입됐다. 2분기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11월 첫째 주 기준 비트코인 래퍼 자금의 총 운용 자산은 지난 1월 첫째 주 대비 72% 늘었다.
반면에 장기성 자금은 2분기에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회복세가 지연됐다.
아울러 3분기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는 2분기와 동일했다. 다만 민간 자금 조달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여전히 불황임을 확인했다.
리서치센터는 이에 대해 “현재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펀딩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아직 디파이와 웹3의 초기 투자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벤처캐피털(VC) 시장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코인베이스 내 기관 거래량은 650억달러(86조275억원)로 전 분기 대비 17% 줄었다.
리서치센터는 이에 대해 “마켓메이커(MM) 활동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올해 안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돼 기관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다면 늦어도 내년 1분기 전에는 코인베이스 내 기관 거래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 알트코인에 기반한 현물 ETF 출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그레이스케일과 코인셰어즈, 21셰어즈 등과 같은 가상자산 운용사들은 이미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솔라나 등에 기반한 투자 상품을 운용 중이다.
리서치센터는 이와 관련해 “알트코인 기반 ETF도 비트코인 현물 ETF와 동일한 방식의 감시공유협정을 체결해 가격 조작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다면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까지 기관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에만 집중돼 있고, 이더리움이나 멀티애셋 상품에서는 자금이 유출돼 아직 알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호탄이 되는 만큼 향후 기관 자금은 더욱 빠르게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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