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인기코인 리플이 14일 새벽 한때 1000원을 찍었다가 1시간 만에 800원대로 추락했다. 지폐주 입성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곧바로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최근 대장주들을 띄운 블랙록이 리플 신탁을 등록했다는 가짜 뉴스가 들썩인 이유다.
이날 업비트에 따르면 리플은 오전 5시 874원에 거래되다 한 시간 뒤인 오전 6시 1002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또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에는 884원으로 급락했다. 2시간 만에 12%가 오르내린 셈이다.
이후 현재까지 기존 가격대인 800원선에 머물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리플은 전일 대비 1.44% 하락한 88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급등락의 발단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소식이다. 블랙록이 델라웨어주 기업 웹사이트에 리플 신탁을 등록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새벽 급등을 이끈 것이다.
이는 통상 신탁 등록이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전 움직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ETF 신청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단골 호재다. 앞서 대장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블랙록이 현물 ETF를 신청했다고 밝히자 급등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블랙록 리플 신탁 등록은 가짜 뉴스로 일단락됐다. 가격 역시 곧바로 그에 맞춰 제자리를 찾았다. 이번 소식을 최초로 보도했던 더블록은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블랙록이 리플 신탁 ‘ISHARES XRP TRUST ENTITY’ 등록을 신청한 것은 가짜 뉴스”라고 정정보도했다.
블랙록 관계자 또한 공식 입장을 통해 가짜 뉴스임을 인정했다. 또한 이번 가짜 뉴스 소동은 누군가 블랙록 임원의 이름 등을 사칭해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소동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초 예정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계기로 이더리움 외에 다른 주요 알트코인 현물 ETF도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현재 그레이스케일과 코인셰어즈, 21셰어즈 등과 같은 가상자산 운용사들은 이미 리플, 이더리움클래식, 솔라나 등에 기반한 투자 상품을 운용 중이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내년 3월 안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이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 선물, 현물 마켓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솔라나와 폴리곤 등 다른 알트코인 ETF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호탄”이라며 “알트코인 기반 ETF도 비트코인 현물 ETF와 동일한 방식의 감시공유협정을 체결해 가격 조작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다면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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