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CPI) 오름세 둔화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코스피는 2.2% 급등하며 올해 들어 3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고, 코스닥은 800선을 돌파했다. 원·달러는 30원 가까이 급락하며 장중 한때 1200원대까지 내려갔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33.25)보다 53.42포인트(2.20%) 오른 2486.67에 장을 닫았다. 이날 코스피 상승률은 공매도 금지 첫날이었던 지난 6일(5.66%)과 지난 1월 9일(2.63%) 이후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높다. 개인이 1조6120억원치를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71억원과 1조915억원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794.19)보다 15.17포인트(1.91%) 상승한 809.36에 거래를 종료했다. 약 4거래일 만에 800선 회복이다. 외국인과 기관이각각 1595억원, 13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이 1769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증시 호조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세가 예상을 밑돌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시각이 퍼지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12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전날 85.5%에서 CPI 발표 직후 99.83%까지 올랐다. 내년 1월 전망에서도 동결 예상은 90.81%로 나타났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보는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내년 7월에서 5월로 앞당겨졌다. 연준이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전망은 47.74%로 나타났고, 0.5%포인트 인하 전망도 15.72%로 집계됐다. 5월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참가자가 절반이 넘는 63.46%에 달하는 셈이다. 이보다 이른 3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29.98%로 나타났다.
이 결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20bp 급락했고, 10년물 미 국채수익률도 18bp대 하락했다. 3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시 10bp 가량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고채도 미국 금채 금리에 동조화되며 금리 레벨이 낮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고채 2년물 금리는 10.4 bp 내린 3.789%를 기록했고, 10년물은 14.1% 하락한 3.839%로 집계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증시는 미 증시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2차전지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며 “우선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이 현·선물 동시 순매수로 나타나며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환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달러는 전일(1328.9원) 대비 28.1원 내린 1300.8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23일(29.4원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일보다 21.9원 내린 1307.0원에 거래에 나선 환율은 장중 한 때 1297.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1200원대 기록은 이달 6일(1297.3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환율 급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에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지며 달러값이 크게 떨어진 이유가 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5.53에서 14일(현지시각) 104.07까지 내려왔다. 전일대비 1.5%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지난 9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외국인 유입과 중국 경제 지표 개선도 우리나라의 수출 기대를 높이며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10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4.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4.3%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월 증가폭(4.5%)보다도 높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예상을 밑돈 CPI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달러 약세로 나타났다”면서 “반면 우리나라 증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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