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둔 내각 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금융당국 수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16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당 복귀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의 부총리 기용을 골자로 한 경제라인이 이번 개각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개각 시기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된 12월 중순 이후로 점쳐지는데 경제라인 개편과 맞물려 금융당국 수장 교체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옛 재무부 관료 출신의 금융분야 전문가인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취약계층 지원과 금융안정 등에서 성과를 냈지만 특유의 신중한 언사와 물밑 행보를 보여왔다.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리며 거침없는 행보로 금융권의 관심을 집중시키던 이복현 원장과 비교된 것도 사실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미 투자자 표심잡기가 급했던 여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공매도 이슈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원칙과 신중론을 고집했던 것이 여권의 큰 불만을 샀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와 관련해 여권은 김 위원장의 후임으로 경제수석 후보로도 거론된 김소영 부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거시정책 전문가다. 한국은행 자문교수를 세 차례나 역임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자문역,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문위원 등을 지낸 경험 등으로 국제금융 분야에도 정통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을 비판하고 규제 철폐와 민간 주도의 성장을 주장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밖에 손병두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후임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된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빌 경우 후임으로는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이나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 등 내부 출신의 승진이 확실시된다.
이번 총선용 개각에서 이복현 원장이 그대로 자리에 머물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은 총선 차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이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정치권에 수차례 거리두기를 하면서 출마설 자체는 조금 수드러든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이 원장이 내년 업무계획과 인사 등을 챙기며 출마는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원장의 차출 여부는 윤 대통령의 의중과 여당의 총선 전략, 출마지 선정 등이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어서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사정당국과 금융당국을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이력으로 대통령실이나 내각의 다른 자리로 ‘보직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