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주요국들의 경기 냉각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이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한국은행도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예상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30일 ’1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제시한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로 각각 1.4%와 2.2%를 전망한 상태다.
올해 들어 한은은 경제전망 때마다 전망치를 수정해 왔다. 지난 2월 올해 성장률로 1.6%를 제시한 한은은 5월에는 1.4%로 0.2%포인트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매번 바꿨다. 지난 2월 내년 성장률을 2.4%로 예상하더니, 5월에는 2.3%로 낮췄다. 8월에는 2.2%로 0.1%포인트 더 내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고금리에 따른 민간소비와 투자위축 등이 발목을 잡으며 이마저 달성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주요 교역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미국 경기도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내림세와 고용 둔화에 이어 최근에는 소매 판매마저 7개월 만에 감소하며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고금리도 부담이다. 미국이 현재 기준금리(5.25~5.5%)를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환율도 무역수지와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긴축 재정을 표방하는 정부에 투자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경제 악조건 속에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입장이다.
여기에 유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최근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쟁 장기화와 전쟁 확대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국내외 기관 역시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8월보다 0.1%포인트 낮췄고, 내년 전망치는 2.2%로 1%포인트 내렸다. 금융연구원과 하나경영연구소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은 각각 2.1%로 한은의 8월 전망보다 낮다.
해외 기관들이 전망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대 초반에 불과하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로 기존 2.4%에거 2.2%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과 노무라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와 2.3%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분쟁까지 겹쳐지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피해가 높고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라 이차전지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순수출은 차츰 좋아지고 있지만, 고금리와 환율, 물가 부담에 내수 쪽에서 민간소비와 투자 반등을 비롯해 정부 지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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