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오픈AI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샘 올트먼을 CEO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고 17일(현지 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사회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기 직전까지도 올트먼은 대중 연설을 하는 등 ‘금요일의 반란’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이사회의 반란
오픈AI 이사회는 그동안 올트먼이 투명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사회 활동에 지장을 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안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통상 이사회가 CEO를 해임할 때 개인 추문이나, 경영상 의견 차이가 원인일 경우,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나 토론 등 협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올트먼의 경우에는 바로 전날에도 APEC 정상회담에서 패널 토론자로 나섰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격적인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사회가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어, 올트먼이 변명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회계부정 또는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동 등이 거론된다.
올트먼은 해임 통보를 받은 직후 지인들에게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올트먼은 자신과 이사회 멤버 사이의 권력 투쟁의 결과라고 말했다. WSJ은 오픈AI가 내놓은 인공지능 상품의 안정성을 놓고 올트먼과 이사회 사이에 긴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과 오픈AI를 공동 설립한 이사회 의장 그레그 브록만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당초 브록만은 의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사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록만은 “오늘 뉴스를 보고, 나도 그만둔다”는 트윗을 올렸다. 브록만조차도 이사회 결정을 ‘뉴스’로 전해들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사회의 다른 멤버들이 올트먼과 브록만을 축출하기 위해 전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 경우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MS, 장악력 커질 것”
오픈AI 이사회는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를 비롯해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츠케버는 올트먼, 브록만과 함께 오픈AI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픈AI의 최대 주주는 마이크로소프트다.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MS는 올트먼의 사임이 양사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MS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픈AI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차세대 AI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임시 CEO와 그 팀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MS 소식통들이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해임에 대해 MS와 조율하지 않았다. MS도 해임 발표 몇 분 전에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임시 CEO를 맡은 마리 무라티 CTO는 이날 MS 경영진과 대화를 나눴다고 사내 메모를 통해 확인했다. 그녀는 메모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케빈 스콧과 CEO 나델라를 언급하며 “이들은 확고한 지지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 다니엘 이브스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일이다. 올트먼은 오픈AI 성공의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올트먼 이후 MS와 MS CEO 나델라가 오픈AI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MS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였지만, 지배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인공지능 기술이 특정 기업에 종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올트먼 이후 오픈AI가 독자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 월드코인 급락…올트먼의 다음 행보는?
해임 전날에도 올트먼은 대외 행사를 소화했다. 지난 16일 APEC 정상회담에서 패널로 참여해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발언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예술과 AI를 주제로 한 토론에 참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행사에서 올트먼은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연설 직후 오후 7시 30분 바로 행사장을 나섰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샘 앨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픈 AI 이사회는 17일 앨트먼을 CEO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2023.11.18. |
올트먼은 17일 저녁 해임 통보를 받은 이후 자신의 엑스에 짧은 소감을 남겼다. 올트먼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은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코인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트먼 축출 소식 이후 월드코인(WLD) 가격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24시간 전 보다 13% 떨어진 1.93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월드코인은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노동 참여가 축소될 때 모든 개인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할 목적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사람의 홍채를 바탕으로 계정으로 만들고, WLD 등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지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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