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 주식을 담아 화제다. 앞서 변동성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에는 직접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성비 개선을 위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3분기 코인베이스 주식 28만2673주를 취득했다. 평가액은 1993만4100달러로, 한화 26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 코인베이스로 40% 수익
코인베이스는 지난 2021년 4월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다. 가상자산 거래소답게 시장 이벤트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량 및 가격이 들썩이면 주가도 함께 오르내리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이 코인베이스 매수를 통해 거둔 수익은 4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수 이후 비트코인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으로 5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코인베이스 주당 평균 매수가는 70.5달러다. 지난 17일 종가 97.65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익률은 38.5%다.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호재에 따라 향후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내년 초 예정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맞춰 ‘코인베이스 백달러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에밀리 최 코인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곧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다”며 “승인 시점에 맞춰 시장 안정성과 신뢰성, 유동성 확보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 ETF 커스터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 “국민연금, 가상자산 관련 투자 늘려야”
국내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이번 투자에 환호했다. 동시에 향후 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관련 투자 규모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 코빗 산하 리서치센터는 지난 17일 주간 동향 리포트를 통해 “잘한 투자란 사후적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하는 결과론적인 판단이 아니라 리스크의 가성비를 고려한 개념”이라며 “수없이 많은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리스크 가성비의 원칙을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칙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예일대학교의 기금은 1980년대 초 거의 100% 국채에만 투자돼 있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채권과 상관관계가 낮은 주식을 편입하기 시작했다”며 “예일대 기금이 수년 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밝혀진 국민연금의 코인베이스 투자 금액은 800조원이 넘는 총 운용자산의 0.0000325%에 불과하다”며 “(반면에) 예일대 기금은 포트폴리오의 3%를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유의미한 가성비 개선을 위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그동안 변동성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다만 지난 2021년에는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에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회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 측은 거래소에 투자했을 뿐 가상자산은 연금의 투자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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