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 상승세가 19주 만에 꺾이면서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사실상 거래가 끊기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간 집값이 꾸준히 오른 데 따른 피로감 누적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 수준까지 오르는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일각에선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값이 19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0%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셋째 주에 상승 전환한 뒤 19주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서울은 0.03%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전주(0.05%) 대비 0.02% 줄면서 둔화됐다. 특히 강남구는 -0.02% 하락했다. 강남구가 하락한 것은 31주 만이다. 서초구(0.00%)는 보합, 송파구(0.05%) 상승폭을 축소했다. 25개 구 중 가장 먼저 하락 전환한 강북구(-0.01→-0.03%)와 노원구(-0.01→-0.04%)도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미아동부센트레빌(전용면적 59㎡)은 지난달 26일 7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7억5500만원에 비해 5500만원이 하락했다. 또 지난 8월 4억2000만원에 팔린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전용면적 45㎡)은 지난달 23일 4억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2000만원이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총 3371건으로, 전달(3857건) 대비 약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3191건)부터 3000건을 웃돌던 거래량이 지난달에는 22623건으로 주저앉았다.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지난달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3000건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44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5만645건에 비해 54.8%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금리 인상,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는 고금리 속에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라며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 하락 전환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금리 추가 인상과 내년 총선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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