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30분이면 도착,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구매 가능”
[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올해 1월 중국 선전과 홍콩의 통관이 재개된 이후 국경을 건너 선전으로 여행하는 홍콩인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최근에는 선전의 창고형 수퍼마켓이 홍콩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현지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홍콩 출입국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선전으로 여행을 간 홍콩인의 누적 방문자 수는 535만명에 달해 매월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매 주말에는 2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매체 01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선전 항구 부근의 선전 푸텐 샘스클럽(福田山姆), 황팅허마(皇庭盒马), 용후이(永辉) 슈퍼마켓 등은 어디서나 홍콩인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보통 배낭을 멘 채 식료품을 가득 담은 카트를 밀고 다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슈퍼마켓이 인기 있는 여행지가 되자 버스 회사들이 홍콩 전역에 승하차 지점을 갖춰놓고 홍콩에서 슈퍼마켓까지 왕복하는 특별 버스 노선도 개설했다.
#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홍콩인들 ‘싹슬이’
홍콩에도 슈퍼마켓이 많지만 좁은 지역 특성상 창고형 대형 슈퍼마켓은 없다. 무엇보다 물건 값이 홍콩 보다 싸기 때문에 살림이 팍팍해진 홍콩인들이 선전을 찾아 쇼핑을 위해 몰려들고 있다.
슈퍼마켓 외에도 일부 홍콩인들은 현지 색채가 강하고 좀 더 저렴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선전 농산물 도매시장을 찾아 연일 싹쓸이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수입 복숭아 한 박스는 100홍콩달러(16,700원) 정도인데, 선전에서는 반값도 안되는 39.9위안(7200원)에 불과하다보니 선전 사람들조차 줄을 서게 만들고 있다.
선전 슈퍼마켓에서는 털게 4마리를 99위안(18,000원)이면 살 수 있지만 홍콩에서는 털게 한 마리가 160홍콩달러(26,700원)에 달한다. 종이타월도 96팩에 69위안(12,550원)이지만 홍콩에서는 18팩이 26.9홍콩달러(4500원)에 팔린다.
코카콜라 500ml는 선전에서 3.2위안(582원)에 불과하지만 홍콩에서는 9.5홍콩달러(1586원)으로 거의 3배 차이가 난다.
선전의 저렴한 물가와 더 많은 쇼핑 선택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홍콩인들의 선전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출입국 건강 신고 절차가 폐지되면서 홍콩인들의 본토 출입이 더욱 편리해졌다.
홍콩 인구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초 홍콩인들이 중국 광둥성을 여행할 때 교통비를 제외한 회당 평균 소비 지출액은 약 680 홍콩달러(우리돈 약 11만 3000원)이었다. 이를 환산하면 10월에만 광둥성에서 홍콩인들이 지출한 돈이 36억 홍콩달러(우리돈 약 6012억원)에 달한다.
한편 홍콩과 선전의 경제 통합이 점차 심화되면서 양측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는 홍콩 기업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홍콩인들이 선전에서 지출을 함에 따라 홍콩의 내수가 줄고 전체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홍콩01 홈페이지 캡처]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