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들이 정치권의 ‘횡재세’ 도입 압박과 정부 규제 리스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금융 종목과 은행주로 구성된 ‘KRX 300 금융’ 지수는 5.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300 지수(9.58%) 상승률 보다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외국인들도 은행주를 순매도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은행 대장주인 KB금융 주식을 1019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226억원), BNK금융지주(146.6억원), DGB금융지주(112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증시 격언이 있을 정도로 연말이 다가오면 배당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나 올해는 대내외적인 변수로 투심이 다소 약해진 분위기다.
이른바 ‘횡재세법’으로 불리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 발의 등 정치권의 규제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은행들의 최대 40%의 초과 수익을 기여금 형태로 징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했다.
또 금융당국은 ‘상생금융’을 내세워 은행권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구체적인 이자 경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내외 고금리 기조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이자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은행권은 수십조원의 이자이익을 얻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국내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4조1000억원) 대비 38.2%(5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전날 17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만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융주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0.2% 올라 코스피 상승률 1.1% 대비 소폭 초과 하락했다. 어떤 형태로든 연내 은행 초과 이익 대책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모멘텀 부재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투자심리 약화 현상으로 인해 은행주는 당분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은행들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저평가 현상을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주주환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선배당 후지급 제도 도입 등 정책 지원 역시 배당주로 대표되는 은행주의 투자 매력도를 높여준다”며 “건전성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주주환원 확대가 이끄는 밸류에이션 할인율(COE) 하락만으로도 업사이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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