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골프회원권 정리해달라” 요청
김정호 “창업자 것부터 내놔라” 직언
“금요일 좋은 골프장은 카카오팀 있더라 루머도”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이틀 연속 카카오 내부 이야기를 자신의 SNS를 통해 폭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김정호 총괄은 특정 부서가 보유하고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 문제를 꼬집었다.
김정호 경영지원 총괄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가 “법인 골프회원권으로 골프를 치고 접대하는 거는 지나간 시대의 관행이 아닌가. 한번 조사해 보시고 정리 좀 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총괄은 “먼저 브라이언(김 창업자) 법인 골프회원권부터 내놓아라. 그래야 할 수 있다.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다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라며 “파악을 해보니 그렇게 많은 수량은 아니었고 100여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총괄은 골프회원권을 75%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휴양 시설/보육 시설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직원용 자산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이후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또 김 총괄은 자신에게 한 임원이 “브랜든(김정호)은 골프를 안쳐봐서 이쪽에 대해 뭘 모르는 거 같아. 답답하네 정말”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제 개인적으로 남부CC, 아시아나CC, 파인크리크CC를 가지고 있었다. 10여 년 전까지. 모르긴 뭘 몰라”라며 꼬집었다.
김 총괄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네 편의 글을 올려 그가 업무보고를 하던 임직원들을 상대로 ‘개XX’라며 큰 소리를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욕설 사건의 시작은 김 총괄이 올해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하자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며 업체 변경을 주장하면서다. 그는 “어떻게 700~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 총괄은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김 총괄은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리 등 카카오 내부 문제를 폭로하고, 이에 대해 자신이 추진한 쇄신안을 공개했다.
한편 김 총괄은 2012년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운영하던 중 김 창업자가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맡았다. 이후 올해 카카오 경영 위기 속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로 발탁,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출범한 준법과신뢰위원회 1기 위원도 맡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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