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오픈AI의 대화형 AI 챗GPT가 30일(현지 시간)을 기준으로 출시 1주년을 맞이했다. 영국 더 선은 챗GPT 출시 1주년을 하루 앞둔 29일 지난 1년간 챗GPT가 세상을 놀라게 한 여섯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2022년 11월30일 챗GPT가 처음 소개될 당시만 해도 이 생성형 AI가 앞으로 1년 동안 전 세계에 미칠 영향력을 예측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당시에도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은 많이 있었지만 챗GPT는 인간과 AI의 상호작용 방식을 완전히 바꾼 최초의 챗봇이었다.
언어 모델로서 챗GPT의 정교함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줬다. 이에 힘입어 챗GPT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인공지능이 바꾼 사회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월, 콜롬비아의 한 판사가 판결할 때 챗GPT를 사용했다고 인정하며 화제가 됐다. 챗GPT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챗봇이 사건의 판결을 내리는 데 사용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사건은 자폐 아동의 건강 보험에 관한 것이었다. 판사는 의료 보험이 환자의 치료 및 이송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지에 대한 여부를 챗GPT에 물었다. 이에 AI는 보험이 환자가 필요한 금액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을 했다.
이러한 판사의 행동은 이후 법정 문제나 직장 내 모든 거래에서 AI를 사용해도 되는 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의 시작점이 됐다.
챗GPT는 교육 현장의 판도도 크게 바꿨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과제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에 챗GPT를 사용해 어떻게 성적을 처리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한 교수가 경영학 석사 과정의 최종 시험을 챗GPT가 치르게 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받을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챗GPT가 작성한 답안을 채점한 결과, B에서 B 마이너스 사이의 점수를 받았다. 이를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AI도 논리적인 답안 작성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챗GPT가 복권에 당첨된 사례도 있다. 당첨 번호를 맞추는 작업을 전부 AI가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 남성이 몇 가지 질문과 함께 과거 복권 당첨 번호를 챗GPT에게 학습시켜 새로운 복권 당첨 번호를 생성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남성은 비록 1등 당첨금인 100만 달러(약 12억 9000만 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59달러(약 7만 원)에 당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복권 당첨 번호에 관련한 질문에 챗GPT는 윤리 알고리즘을 작동시켜 그가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하도록 충고하기도 했다.
챗GPT는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의료 분야에도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9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챗GPT는 동일한 환자의 진료 기록이 주어졌을 때 실제 의료진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치료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제로엔보쉬 병원의 히데 텐 베르그 박사는 “우리는 챗GPT가 환자를 진단하고 가장 치료 가능성이 높은 치료법을 제안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며 “이는 챗GPT가 인간 의사처럼 의학적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범죄에도 활용되는 챗GPT
하지만 챗GPT의 능력이 악용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직 해킹 능력이 미숙한 해커들이 사람의 개인 정보를 훔치고 전자기기를 손상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챗GPT가 큰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챗GPT는 사용자가 던지는 거의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AI는 사용자가 알게 되면 안 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챗GPT에 윤리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예를 들어 마약 밀수 방법에 관한 질문은 챗GPT가 답변을 피하도록 학습되어 있다.
하지만 영국 바이스미디어의 저널리스트 맥스 데일리는 챗GPT가 범죄 조직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출력하도록 만드는 데 약 12시간이면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챗GPT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해임과 복귀 등 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1년도 AI의 잠재력과 그 발전은 눈부실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oifla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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