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현지시각으로 30일 발표될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월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나온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돈 상황이라 물가 안정과 연준의 금리 인상 마침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진 상태.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는 직전월 기록한 3.4%보다 둔화한 수준이자 2021년 3월(2.7%)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해 연준이 더 주목하는 근원 PCE 지수는 10월 중 전년 동기대비 3.5% 올라 직전월의 3.7%보다 둔화되는 한편 2021년 4월(3.2%) 이후 최소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해당 수치들은 연준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2%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추이를 두고 연준 안팎에서 전망들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에서 10월 PCE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지 않는다면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미리부터 키웠던 시장은 실망할 수도 있다.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몇 달 후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지만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상충되는 모습이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율이 충분히 내리지 않을 경우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반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인플레 축포 미리 터뜨린 美 증시, PCE ‘실망’ 가능성도
미 경제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S&P500지수가 CPI 둔화 발표에 힘입어 이미 4주 정도 폭발적 랠리를 보인 상황에서 PCE 지표가 서프라이즈에 실패한다면 증시에도 다소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IBD는 지난 14일 나왔던 CPI 지표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완전히 닫힌 모습이나, 만약 10월 근원 PCE 지표가 월가 전망치를 상회할 경우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도 균열이 가는 동시에 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미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500지수는 이달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당시 치솟던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었다고 언급한 뒤로 본격 랠리를 연출했다.
하지만 IBD는 그러한 파월의 발언은 금융 여건 경색이 지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시장이 이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내려왔고, 만약 PCE 지표와 다음달 8일 나올 고용지표가 여전히 강력한 수준을 가리킨다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파이팅 승리 선언을 주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9월 제시했던 점도표에서 내년 중 단 한 차례 25bp(1bp=0.01%p) 금리 인하를 점쳤는데, 이번 근원 PCE 지표가 예상을 상회한다면 12월 나올 점도표는 이전보다 좀 더 매파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테이스티라이브 매체 글로벌 매크로 분석가 일리야 스피박은 이번 PCE 결과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증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