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동현 인턴 기자 = 중국 내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사용한 전자 통행증인 ‘건강코드’가 다시 사용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중국 정당신문은 쓰촨성과 광둥성의 지방 정부가 2022년 12월 3년간의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건강코드 프로그램을 폐기했다가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사용자들이 건강코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녹색’ 건강코드를 찍은 화면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것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현지에서 ‘젠캉바오’, ‘젠캉마’ 등으로 불리는 건강코드는 코로나19 유전자 검사 시기 및 음성 여부, 백신 접종 여부 등 사용자의 코로나19 방역 정보가 담긴 애플리케이션이다.
하지만 정당신문의 해당 보도는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중국 내 병원들이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며 대중의 우려를 막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저우시 관계자는 정당신문에 “건강코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사용이 종료된 뒤 다시 활성화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RFA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확산은 현재 매우 심각하며 푸젠성, 광둥성, 산시성, 쓰촨성의 일부 지역에서는 건강코드가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비롯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재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의 한 직원은 “입국 승객들이 도착하자마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라며 “입국 승객 중 무작위로 검사를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인원이 검사받는 것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이미 여러 지역에서 건강코드 애플리케이션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미펑 대변인은 지난 3일 “겨울철 호흡기 질환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다”라며 “치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외래 환자를 위한 병동을 24시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펑 대변인은 중국 국영 통신 신화를 통해 “질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인과 어린이와 같은 주요 위험군에 조기 예방 접종에 초점을 맞춘 백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같은 대응에도 회의적인 반응 또한 나오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광저우의 한 변호사는 “현재 유행하는 폐렴의 원인에 대해 여론이 분분하지만, 정부가 하는 이야기가 모두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정부에 중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폐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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