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0월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플러스로 2년래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회복세에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하면서 불황형흑자에서 벗어났고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됐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분명해졌다고 풀이하면서 연간 전망치 3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8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6개월 연속 플러스로 2021년 10월(79억 달러) 이후 최대 흑자기도 하다.
경상수지는 지난 3월 흑자(1억6000만 달러) 기록한 후 4월 다시 적자(-7억9000만 달러)로 돌아섰다가 5월(19억3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9월(54억2000만 달러)까지 플러스를 이어갔다.
◆상품수지 6개월 연속 흑자…수출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
상품수지는 53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7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9월 기록한 74억2000만 달러에 비해 20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다만 수입 낙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에서는 벗어났다.
수출은 570억 달러로 전월 대비 7.6%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통관 기준으로 승용차(57억1000만 달러), 석유제품(53억 달러) 등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90억6000만 달러), 화공품(66억 달러) 등은 감소세가 둔화됐다.
수입은 516억5000만 달러로 4.3% 감소해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9월(-14.3%)보다는 낙폭이 크게 줄었다. 통관기준으로 원자재(264억8000만 달러), 자본재(184억8000만 달러) 및 소비재(84억9000만 달러)모두 감소세가 둔화됐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자동차 수출 호조를 지속하는데 다 반도체 등 IT 경기도 회복 중으로 수출 개선세가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불황형 흑자에 대한 논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 절반 ‘뚝’ …본원소득수지 6개월 연속 흑자
서비스수지는 12억5000만 달러 적자로 1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9월(31억9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절반 넘게 줄었다. 여행수지와 가공서비스가 각각 6억4000만 달러, 5억3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6개월 연속 흑자로 9월(15억7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7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 부장은 “중국 관광객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빈자리를 동남아와 일본 등 여타 국가 관광객이 메우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디고, 단체 관광 인프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복구가 안됐다”고 설명했다.
◆한은 “반도체 회복에 수출 본격화…전망치 달성 충분”
올해 1부터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33억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는 300억 달러로 앞으로 2달 동안 66억3000만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야 달성할 수 있다.
한은은 수출 개선세가 분명해지면서 경상수지 전망치 달성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금융통계부장은 “산술적으로 매달 33억1000만 달러씩만 달성하면 된다”면서 “상품 수출 개선세로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은 경계했다. 그는 “원유가 안정세를 보이지만 동절기 에너지 수입 규모와 겨울 방학 기간 해외 관광이 증가한다는 점이 변수”라면서 “본원소득수지에서는 12월 분기 배당 규모를 관심있게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 한동안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등 부진했던 IT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동안 흑자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우리나라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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