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비트코인이 2년 만에 6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임박, 4년 만에 찾아오는 반감기 등 상승 재료를 소화하면서 내년 1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6일 6000만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6000만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2100만원대에서 고전하던 비트코인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맞이하며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엿봤다. 그러다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하면서 날개를 다는 듯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내년 1월 초중순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승인될지 여부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가시화되면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접근성이 높아져 투자 가능 자산군이 된다.
이밖에 최근 자산시장에서 인식되는 미국 긴축정책 종료 기대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반감기 호재도 있다. 지난 2009년 탄생한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반감기가 시행되는데 4번째 반감기는 내년 4월로 예상된다.
반감기는 말 그대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을 반으로 줄여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 양을 줄이는 것으로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반감기를 거칠 때마다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부각되고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엘살발도르 대통령, 미국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창업주 등 유명 인사들이 투자 수익권에 진입한 소식도 전해졌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바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손실에 대한 수많은 조롱 끝에 흑자를 기록했다”라며 “지금 시세에 비트코인을 전부 매각한다면 투자 금액의 100%를 회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62만277달러(약 47억50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며 “이후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변동할 것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투자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창업주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은 자신의 X에서 “언젠가 비트코인 가격이 5자리 숫자(만달러 단위)일 때 샀다는 걸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자사 시가총액에 버금가는 규모인 비트코인 17만4530개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됐다는 의견도 시장에 존재한다. 또 상승장 초반에는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 수요를 높이고 비트코인 반감기가 공급 증가세를 둔화시키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환경이 나타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반감기 효과가 더해질텐데 높은 수익률이 변동성을 이겨내면서 위험조정 수익률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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