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간담회 예고, 모범관행 발표 예정
#객관적 후보군 선정 및 공정한 절차 강조
#금융권, 당국 개입 경계…독립성 보장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회동을 예고했다. 금감원장 취임 후 꾸준히 언급했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객관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기대하면서도 CEO(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에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은 없어야 한다며 경계심도 함께 나타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관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지주 CEO 선임 및 승계절차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이 원장이 지배구조를 놓고 금융권을 향해 수차례 날선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뜨겁다.
이 원장은 지난 6월,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놓고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일침한 바 있다. 양종희 회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후에도 “개선할 점이 여전히 있다”며 직격타를 날리기도 했다.
금감원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금융지주 CEO 선임 기준과 방식이다.
우선 대다수 금융지주들이 ‘롱리스트’라고 불리는 다수의 후보군을 자체적으로 선정한 후 구체적인 CEO 선정 기준안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대상을 확정한 후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또한 1차 후보군이 정해진 후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0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에서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검증하는 기간이 있었다”며 “누구는 적합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금융감독당국으로서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2일 회동에서는 금융지주 CEO 선임 절차와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이후 발표 예정인 모범관행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이사회 역할도 강조할 전망이다. 후보군 선정과 기준, 절차 등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현 CEO 눈치를 보거나 지주 내 주요 세력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동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CEO 선정 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명분’을 만드는 시도는 없어야 한다며 경계심도 함께 드러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은 과거부터 계속 논란이 있었던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회동을 통해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며 “금융당국이 그동안 절차적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조해오면서 인위적인 개입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만큼 독립성을 보장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