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과 터키 양국 사이 심화되고 있는 갈등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 나라 사이 마찰은 터키에 약 2년 동안 억류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문제에서 비롯됐다.
터키 사법당국은 브런슨 목사가 터키 반체제 운동가 펫흘라흐 귈렌을 추종하는 이즈미르 현지 조직을 돕고, 간첩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브런슨 목사가 부당하게 구금당했다며 그를 석방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미국은 결국 터키에 대한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압박을 강화했고, 터키는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제 재재로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터키 안에 있는 달러가 급속도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등 터키에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자 많은 터키인들은 리라화 자산을 지키기 위한 피난처를 찾던 중 비트코인에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 달러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안에 보관한 금이나 달러를 리라화로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터키인들의 현금은 계속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터키와 같은 경제 위기가 암호화폐 시장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3년에 5년 이내 경제 위기를 겪는 나라의 국민들은 암호화폐를 대안 통화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왈라은행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에일랜드 글로버는 터키의 중앙은행이 이자율 조정으로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결국 암호화폐가 정부의 선택에 의해 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가 터키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심각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경제적 대안로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인지, 주류 경제와 함께 무너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