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금융당국이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NFT)을 가상자산 범위에서 제외했다. 소유권 증명이란 주기능을 통해 수집 목적으로 활용된다면 시장에 미칠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NFT가 점점 고도화되며 가상자산 속성을 띨 수 있어 불공정 거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NFT가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가상자산 관련 시행령과 감독 규정에 대한 입법 예고를 하며 이같이 발표했다.
법상 가상자산 정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다. NFT는 전자적 증표에 해당하나, 경제적 가치보다는 수집 목적에 특화된 수단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결론이다.
이는 NFT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대체 불가한(Non-Fungible)’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상에서 유통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토큰마다 별도의 고윳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진위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 음악, 영상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분야에 활용될 수단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주목한 지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점과 달리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NFT와 가상자산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다. 이미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세 차익을 겨냥해 투기성으로 거래되는 항목 중 하나로 인식된 것이다.
실제로 한 국내 주요 프로필사진(PFP) NFT의 가격은 최근 호재가 발표되자마자 가격이 두배로 뛰기도 했다.
이에 현재와 같이 NFT가 가상자산 범위에서 제한될 경우 불공정 거래 등 기존 가상자산이 지닌 부작용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 A씨는 “현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NFT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NFT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가상자산과 NFT 연계가 점점 강화되고 있으므로 둘의 경계를 무 자르듯이 자른다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블록체인 분석 기업 난센(Nanse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NFT 판매량은 지난 10월 5600만달러(738억원)에서 지난 11월 1억2900만달러(1700억원)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아직 NFT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은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현재 NFT 시장 규모는 규제 범위에 포함하기에 너무 작은 상태”라며 “금융당국 인력을 감안했을 때 규제 효율성이 나오지 않는 점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NFT의 순기능인 고유성을 살려 가상자산 범위가 아닌 저작권 증서로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때는 금융위원회가 아닌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일부 NFT가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지급수단으로 활용되거나, 대체 가능할 경우 가상자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NFT 판단 기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추후 관계 부처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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