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8주 연속 상승으로 6000만원을 넘긴 비트코인이 한때 8% 급락하며 주춤했다. ‘1억원도 넘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대감을 키웠던 코인러들은 상투(가장 고가권의 수준)를 잡은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세 상승장 진입을 앞두고 예견됐던 단기 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새벽 4시 특별한 악재 없이 500만원 넘게 빠지며 5500만원까지 밀렸다. 2년 만에 돌파한 6000만원을 일주일 가까이 유지하다 뚝 떨어진 것이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 8월 18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주요 급락 요인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거론된다. 비트코인이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올랐던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던 것이다. 최근 8주 동안 비트코인 상승률은 61.2%다.
실제로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청산된 롱 포지션은 3억5300만달러(4634억원)에 달한다. 이 또한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비큐유튜브(BQYoutube)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비트맥스 고래 투자자들이 이번 조정 발생 전 4만4000달러에 모든 포지션을 청산했고 달콤한 이익을 취했다”며 “이들이 이익을 실현한 후 조정이 왔다”고 진단했다.
비트맥스는 최초의 코인 선물 거래소로, 오래된 고래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필요했던 조정이라는 진단이 이어진다. 더불어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된 만큼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더욱 안정적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조엘 크루거 LMAX그룹 시장 전략가는 “이번 하락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과매수 수준에서 내려왔다”며 “이제부터 신고점을 향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앞다퉈 나온다. 다음 달 승인이 예상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내년 4월 예정된 반감기, 긴축 종료 기대감 등에 따라 매수세가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맥디(Mac.D)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8% 급락했지만,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내년 1월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따라 비트코인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아직 과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정 이후 곧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크립토온체인(CryptoOnchain) 크립토퀀트 분석가 역시 “과도한 급등세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비트코인 거래소 출금량이 지속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강세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트코인이 출금되고 있는 것은 매도될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이 줄어듦을 뜻한다. 이는 그만큼 가격 하락을 유발하는 매도 압력이 감소하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급락은 이미 예견된 조정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거래된 비트코인의 50% 이상은 구매 당시 가격이 현재보다 낮다는 점에서다. 비트코인을 산 투자자 절반 이상이 수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크립토퀀트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수익권 비율이 50%까지 상승했을 때 모두 최고점에서 조정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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