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르헨티나 재건을 천명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경제 조치 일환으로 페소화 50% 이상 평가절하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페소화 가치를 미국 달러당 365페소에서 800페소로 평가절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푸토 장관은 밀레이 대통령 취임 3일 차인 이날 정부 규모 축소 일환으로 모든 공공사업 프로젝트 입찰을 취소하고 일부 주정부 일자리를 줄인다고 밝혔다. 에너지 및 교통 보조금 삭감도 예고했다.
카푸토 장관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포함한 국가 경제 문제 원인이 재정 적자라며 “이대로 가면 초인플레이션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남미 2위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143%에 달하고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민 40%가 빈곤층이며, 막대한 재정 적자와 430억달러 규모 무역 적자, 450억달러 상당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안고 있다.
페소화는 엄격한 자본 통제로 수년간 인위적으로 조정됐으며, 올해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약 52% 폭락했다. 이 때문에 밀레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제 정상화를 위해 페소를 달러화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IMF는 아르헨티나의 이번 조치를 즉각 환영했다.
줄리 코작 IMF 대변인은 “이번 대담한 초기 조치는 사회 취약층을 보호하고 외환 체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공공 재정을 크게 개선하는 걸 목표로 한다”며 “경제를 안정시키고 보다 지속 가능한 민간 부문 주도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3세 경제학자이자 방송인 출신인 밀레이 대통령은 지도층을 향한 욕설 섞인 거친 발언으로 명성을 얻었다. 인기를 바탕으로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곧바로 대선에 출마, 집권 여당 후보를 55.9%대 44%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이 연간 1만5000%에 달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이빨과 손톱으로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공공 부문 삭감을 통한 재정 조정 등을 예고한 그는 전날 취임 첫 조치로 정부 부처를 기존 18개에서 9개로 대폭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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