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블록체인 등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통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전 위원장은 22일 서울 SETEC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블록페스타 2018’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금융위원장 부임 후 핀테크를 통해 금융의 혁신을 이뤄야겠다고 생각하고 신기술 개발하고 있던 340명 전문가들의 설문조사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29%가 금융분야는 규제가 너무 많아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은 불특정 다수인의 자산을 관리해야 하며, 금융이 무너지면 국민경제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금융사고의 발생 가능성, 은행·증권·보험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대, 금융을 ‘공공재’로 취급하는 금융산업에 대한 인식 때문에 금융부문의 규제혁신이 유독 어렵다”고 강조했다.
금융규제는 닥칠 때마다 작은 규제들을 하나씩 풀고자 하면 더 어려우며, 새로운 프레임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제 시급한 것은 국회에 상정돼 있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라고 말했다.
사업자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하고자 할 때 이를 심사해 시범적으로 인가해주고 기존에 있던 여러 법률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특례를 적용해주는 법안이다.
임 전 위원장은 “일단 테스트를 하고 그것이 안전하고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면 인가해주고 배타적 권한을 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적극적으로 신금융사업자에 대한 비조치의견서 발급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금융당국에 사전적 승인을 받아 추후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한 확인을 받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 금융회사를 통한 위탁테스트, 지정대리인 자격 부여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전 위원장은 “정부는 핀테크 인프라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지원센터 조직을 확대하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 핀테크기업, 정부 간의 협의 기능을 활성화해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분야의 빅데이터 활용 규제가 더 풀려야 한다”며 “데이터는 혁신성장의 핵심원료인데 정보보호에 관한 규제가 여러부처에 다양한 법제로 분산돼 있어 이를 통합하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리스크에 대한 성찰 필요
임 전 위원장은 “금융은 다른 산업보다도 4차산업 신기술과 융합이 쉽고 혁신의 속도가 빠를 수 있는 산업”이라며 “블록체인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도 금융”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는 간편결제, 빅데이터 등 금융회사들의 빠른 디지털 전환을 불러왔으며, 이제 금융사들은 IT를 단순히 업무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서비스 혁신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대형은행에서 IT 인력은 2007년 12%로 2017년 25%로 증가했다.
그는 “핀테크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금융서비스가 기능별로 분화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하나의 금융서비스가 송금, 대출, 자산관리 등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기능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전 위원장은 “기존에는 금융회사가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금융거래를 중개했는데, 이제는 블록체인을 통해 중개자가 없는 거래가 가능해졌다”며 “일례로 리플이 블록체인을 통해 송금 수수료를 줄이고 속도를 높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보안성, 투명성, 탈(脫)제3자, 확장성이라는 강점은 금융에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결제 및 송금, 증권거래, 무역금융, 자금조달 등에 벌써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줄기세포와 같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안착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결코 요술방망이가 아니며 한계와 리스크에 대해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록페스타 2018은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록미디어와 블록체인 산업진흥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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