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다수의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등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비둘기파적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였다고 평가하면서, 내년 6~7월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4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유지했다. 3회 연속 동결이다.
정책결정문은 ‘3분기 경제활동은 강한(strong) 속도로 확장’이 ‘성장이 3분기의 강한 속도로부터 둔화되고 있음(has slowed)’으로 수정됐고, 인플레이션은 ‘높게 유지(remains elevated)’에서 ‘금년중 완화(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elevated)’가 추가됐다.
11월 정책결정문의 ‘추가 인상 정도(the extent of additional policy firming)’ 라는 표현에는 ‘any’라는 제한적 표현이 추가(any additional policy firming)됐다.
경제전망을 통해서는 올해 GDP성장률은 종전 2.1%에서 2.6%로 상향했지만 내년은 1.5%에서 1.4%로 하향했다. PCE물가 전망치는 종전 3.3%에서 2.8%로 낮춰잡았고, 내년은 2.5%에서 2.4%로 0.1%포인트 내렸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일 회의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정책금리 결정을 너무 오래 끌 때(hang on too long)의 리스크를 잘 알고 있으며,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매우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정책금리 수준이 금번 인상 사이클의 정점 또는 바로 근처에 와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참가자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off the table)하고 싶지는 않아 했다”고 덧붙였다.
정책결정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언급되고 추가인상 여지가 담긴 문구에 새로운 표현(“any”)을 추가함으로써 긴축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영향으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4% 상승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37%, 1.38% 급등했다. 달러화지수는 103선 후반에서 102대로 내려왔다.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정책결정문과 파월의 기자회견을 근거로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해석하면서 연준이 내년 중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추가 긴축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점도표를 보면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면서 “2년 동안의 급속한 통화긴축 이후 내년에는 금리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며 내년 6월 첫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씨티(Citi)는 “파월 의장이 ‘필요할 경우 추가 긴축 준비가 되어있다’고 발언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7월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내년중 100bp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연준은 그동안 단행해 왔던 공격적 금리인상 행진이 마침내 끝났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파월은 정책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이라고 생각해서 ‘any’를 추가했다고 언급하고,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음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Jefferies)는 “정책결정문에서 지난 FOMC 이후 금융여건이 크게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여건 관련 표현을 유지하고 추가 금리인상 표현에 ‘any’를 추가한 점과 내년 75bp 금리인하를 전망한 점 등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Timiraos)은 “파월 의장은 12월 1일 ‘정책 완화 시점에 대한 고려는 성급’하다고 발언했지만, 이번에는 ‘금리인하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분명히 논의 주제’라고 언급하는 등 발언 내용의 선회(pivot)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DB는 “내년 75bp 인하를 전망한다”면서 “파월 의장은 정책금리가 정점이거나 정점에 가깝다고 언급하는 등 기자회견도 정책결정문의 비둘기파적인 기조와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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