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면서 최근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66~5.997%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4.65~7.017%다.
미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내년 세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 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 대비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하는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제부터 긴축을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지에 대한 문제는 분명히 세계적으로 논의할 주제이며 우리 또한 논의할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용의가 있다”면서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고 이는 긴축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종료하고 한국은행도 동결을 이어온 가운데 시장금리는 향후 금리인하 기대감을 먼저 반영하면서 하락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도 내림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4.046%를 기록했다. 10월26일 4.810%로 연중 최고치를 썼으나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하락하면서 이달 8일에는 4.012%까지 떨어졌다.
지난 FOMC가 열렸던 지난달 2일 연 4.39~6.683%였던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최근 금리 하단이 3%대, 금리 상단도 5%대로 내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점차 우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데다 예금금리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다만 한 달에 한 번 공시되는 코픽스의 특성상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미 금리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미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금융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면서 “최근 나타난 급격한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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