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정신아 대표 내정자와 소그룹 직원 간담회 진행
“직원들 의견 많이 청취하겠다는 취지”…내부갈등 조기 수습 의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최근 일련의 사태로 경영 일선 전면에 나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직원들과 소통을 정례화한다.
1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는 내년 1월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함께 직원 간담회를 여러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2년10개월만에 본사 22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영 쇄신 방향성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카카오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고, 앞으로 AI(인공지능) 등 기술 중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업 문화 개선, 인적 쇄신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한 것은 1차 직원 간담회가 일회성 활동이 아니냐는 사내 우려를 불식시키고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
두 번째 직원 간담회에서는 추가 쇄신안을 공유할 것으로 점쳐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된 1차 직원 간담회와 달리 앞으로는 각 부서들을 대상으로 돌아가며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요청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 간담회에 참여한 한 직원이 “또 한번 (창업자와 직원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구체적인 간담회 계획을 묻자 김 창업자는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하겠다. 브라이언톡을 언제 할지를 다음주 중 알려주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 창업자가 직원들 앞에 나선 것은 최근 겪은 일련의 위기상황과 관련해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조직 내부에서 분출되는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창업자는 2021년 2월 ‘사내 직원 평가 논란’이 일자 직원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직원들 앞에 마이크를 잡은 적은 없다.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글로벌 사업에 전념했다.
그러나 최근 SM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경영진이 구속되는 등 대내외 악재에 연속으로 휘말리면서 김 창업자는 지난달 출범시킨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사태 수습과 경영 쇄신에 주력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말 김정호 경영지원 총괄의 SNS 폭로로 사내 비리 의혹이 확산되자 임직원이 반발하는 등 내부 갈등이 격화됐다.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 조기 수습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김 창업자가 정신아 대표 내정자와 함께 직원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은 젊은 리더십이라는 장점을 살려 MZ세대 직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전날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카카오의 첫 여성 CEO이며 40대로 젊다.
카카오 관계자는 “크루(직원)들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취지이며 소그룹으로 여러번 만나 의견청취하고 소통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브라이언톡 형태가 아니라 별도 일정 공지 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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