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날에 이어 좁은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횡보하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확대했다.
여름 휴가철 막바지라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거래가 한산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권 스캔들과 G2(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에 대한 경계감이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영국 정부가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상 방안을 제시,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면서 유럽 증시를 압박한 데 이어 뉴욕증시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6.62포인트(0.30%) 하락한 2만5656.9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84포인트(0.17%) 내린 2856.98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0.64포인트(0.13%) 밀리며 7878.46을 나타냈다.
지난 5월 두 차례에 이어 3라운드 무역 협상에 나선 미국과 중국이 160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은 출발부터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추가 관세 시행이 이미 예고된 일이었지만 수출입 기업 모두에 분명한 악재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치권 파문이 연일 소음을 일으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탄핵될 경우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탄핵 정국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부양책과 친기업 정책이 이미 상당 부분 본격적으로 추진중인 데다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도 월가가 주시하는 부분이다.
연준 정책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통화정책 정책 기조가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연이어 제시한 가운데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단기적인 금융시장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달러화가 반등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9월 연준의 금리인상을 확실시하는 모습이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마이크 안토넬리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 거래량이 최근 20일 평균치에 비해 12% 줄었다”며 “주가 움직임이 프로그램 트레이딩에 좌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시어스가 46개 매장 폐쇄 계획을 밝히면서 5% 이상 급락했다. 시어스는 연초 이후 70%에 가까운 주가 폭락을 기록했다.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리트의 모기업인 L 브랜드는 2분기 실적 호조에도 연간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을 악재로 11% 이상 밀렸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7월 신규 주택 매매가 연율 기준 62만7000건을 기록하며 9개월래 최저치로 밀렸고, IHS마킷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3으로 하락하며 9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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