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시장에선 그간 고금리 여건에 낙폭이 컸던 성장주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가 저무는 만큼 올해 주목받지 못했던 반도체와 인터넷 업종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마의 벽’이라고 불렸던 7만4000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주가는 오전 11시 40분 현재 전일대비 0.68%(500원) 오른 7만3600원 거래중이다.
최근 연일 신고가를 갈아 치우고 있는 K하이닉스도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총 2위로 등극했다. 같은 시각 주가는 전일대비 1.61% 올라 13만8900원을 기록해 ’14만닉스’에 성큼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약세국면에 접어들었던 성장주가 막판 뒷심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증권가가 가장 주목하는 성장주는 반도체주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3조4842억원)보다 2.32% 늘어난 3조5650억원로,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5조754억원에서 5조1745억원으로 1.95%씩 늘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HBM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80% 가까이 올랐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한 달전 3342억원에서 현재 2733억원으로 줄어든데다, 내년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해 40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탑재량이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며 디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와 함께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인터넷주도 강세다. NAVER은 전일 4.45% 급등한데 이어 이날에도 전일대비 1.12%(2500원) 오른 22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카카오 역시 이틀 동안 8% 넘게 상승해 5만5000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3만7000원대 저점을 찍었던 카카오는 약 한 달 간 주가가 50% 가까이 뛰어 올랐다.
인터넷 관련주에 대한 실적 전망도 밝다. 네이버는 내년 인공지능(AI)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카카오의 경우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자체 광고 체력과 함께 연말 광고 업황 회복, 4분기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면 광고 실적 개선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자원 재배치 효과와 투자 확대 부담이 줄어들며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급락한 10년물 금리와 원·달러 환율 급락 등 긍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재료에 힘입어 성장주와 대형주 위주로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 민감 피해주였던 인터넷, 반도체 등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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