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후 이틀째 시장 ‘랠리’…전문가들 피벗 의구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의 내년 금리 인하 시사에 뉴욕증시를 비롯해 금융시장 전반이 랠리를 펼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장 낙관이 지나치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금리 인하 시점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금리 인하를 너무 오래 미루는 것의 위험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 시장에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금융 시장 전반이 하나같이 환호했고,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각)에 이어 14일에도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연이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100지수에서부터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주식 시장도 랠리에 동참했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시장 반응은 15년래 FOMC 당일 나타난 시장 반응 중 단연 최고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3.883%까지 내려 7월 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8bp 하락한 4.477%를 가리켰다. 이는 지난 6월 1일 이후 최저치다. 채권 금리와 반대인 가격이 그만큼 강세를 보인 것이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파티 중”이라면서 “내년 채권 시장의 강세를 점치면서 10년물 수익률로 4%를 예상했는데 새해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 지니 타누쪼는 “2022년과 2023년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시장 충격이 드디어 과거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시장 참가자들이 매도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 시장·연준 ‘설레발’ 우려도
연준이 시장이 바라던 피벗 신호를 주면서 모처럼 시장과 발을 맞춘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착륙이나 금리 인하에 대한 판단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우려한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이코노미스트 호세 토레스는 피벗 기대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 “연준의 긴축 캠페인 중 금융 여건이 가장 느슨해졌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월의 금리 인하 관련 코멘트에 원자재시장 전반이 급격한 랠리를 연출했다.
로버트 브루스카 FAO 이코노믹스 회장은 실업률이 50년래 최저 부근인 상황에서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인하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목표치인 2%까지 낮추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전문가들 사이에 (피벗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에는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너무 강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투자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준 금리에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적이 많았고, 그로 인해 랠리가 금새 꺼져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3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총 6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이클 로젠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지난 2년 간 현실보다 앞서 설레발을 떨었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두고도 여전히 그런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예상대로 5~6차례 인하는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는 말이 되지만, 연준조차도 그 정도의 침체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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