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대장주 비트코인이 5600만원대로 다시 내려오자 코인 시장 전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내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대 개막과 맞물린 반감기, 금리인하 등 겹호재는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을 굳히고 있다. 이에 본격 대세장이 오기 전 담아야 할 코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인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한 RWA(Real World Asset, 실물 자산 토큰화)’가 내년 가상자산 시장도 주도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RWA 테마 코인도 덩달아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RWA 테마 코인 뭐 있나
RWA 테마 코인 대표주자는 체인링크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스위프트(SWIFT)가 체인링크 자체 보유 오라클인 CCIP(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의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블록체인 외부에 있는 ‘오프체인 데이터’와 블록체인 내부에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연결해 주는 기술을 말한다.
스위프트는 지난 9월 ‘블록체인 연결: 토큰화된 자산의 파편화 극복’이란 보고서에서 “토큰화된 자산을 지원하는 기관은 체인링크의 CCIP를 통해 운영 비용과 과제를 대거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체인링크는 해당 보고서가 나온 한 달간 35% 뛰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K33 역시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RWA 테마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은 체인링크”라며 “체인링크는 RWA가 차세대 가상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큰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치코인에도 RWA 테마가 뜨고 있다. 최근 업비트가 빗썸 위믹스 대항마로 선택한 크레딧코인(CTC)이다. 크레딧코인은 국내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글루와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지난 12일 업비트 상장 직후 230% 넘게 폭등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상장 당시 최고가(1200원) 대비 반 토막 난 상태다. 18일 오후 7시 업비트 기준 크레딧코인은 전일 대비 13.27% 떨어진 563원에 거래되고 있다.
크레딧코인은 담보대출 위주였던 탈중앙화금융(디파이)에서 신용대출을 도입한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유틸리티 토큰이다. 금융 소외 계층의 신용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남겨 RWA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현재 핀테크 기업 엘라와 함께 아프리카 금융 소외자의 공과금 납부와 송금, 소액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밖에 트론(TRX)과 메이커(MKR), 신세틱스(SNX), 폴리매쉬(POLYX) 등이 RWA 테마 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탈중앙화금융(디파이)과 스테이블코인 등 RWA를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연관돼 있다. 특히 신세틱스는 체인링크 CCIP 파트너로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RWA가 뭐길래
RWA는 부동산과 미술품, 국채, 저작권 등 접근성이 낮은 유무형의 현실세계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실물자산과 연동하는 토큰 증권(STO)과 개념은 비슷하다. 다만 증권으로 분류돼 금융당국 규제를 따르는 STO와 달리 RWA는 디파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앞서 RWA는 오래전부터 금융의 비효율성을 낮출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위주의 시장 환경과 실사용 사례 부족 등으로 금융 기관 진입이 어려워 한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RWA가 다시 뜨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 본격화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예상되면서다. 다양한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금융 기관이 투자 상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RWA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프랭클린 템플턴, 위즈덤트리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과 함께 RWA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랭클린 템플턴은 최근 미국 정부 기금 펀드를 통해 3억달러(3898억원) 가량을 운용 중이라고 발표했다.
강동현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24년에는 RWA 섹터가 가장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통 금융기관의 RWA 섹터 내 실험이 2024년에는 더 많이 이뤄져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비 메논 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는 미래 금융 구성 요소로 RWA를 꼽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홍콩 통화청-국제 결제은행 행사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와 스테이블코인, RWA 등이 미래 통화 시스템을 운영하는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일반 가상자산은 가치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화폐로서 활용될 수 없다. 결국 사라질 운명”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지난해 3100억달러(421조원)를 기록했던 RWA 시장은 오는 2030년 16조달러(2경1736조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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