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물가 상방 리스크와 가계부채 급등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성장과 함께 기업부채와 자영업자의 부채 관리를 들어 추가 긴축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금융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며 매파 색채가 옅어졌다는 해석이다.
한은이 19일 공개한 ‘2023년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개별 의견 개진을 싣지 않는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은 7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만장일치다.
그동안 금통위원은 물가와 가계부채, 한미 금리 격차 등을 이유로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10월 금통위에서 물가 급등과 경기 하방 리스크 상충으로 금리 인상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성장과 금융 안정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2명으로부터 나오며 균열이 생겼다.
◆ 다수 위원 “추가 긴축 가능성 열어놔야”
대부분 위원은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급등을 들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금통위원은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늘어나고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관리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하며, 향후 물가 경로는 지난 회의 시 예측했던 것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위원은 “최근 대출 규제,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경기가 다소 둔화됐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어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 잠재된 대출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과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디레버리징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강한 어조로 추가 긴축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향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 증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상승 등으로 물가 목표로의 수렴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정책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다른 위원은 “국내물가는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목표 수준 안착이 지연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물가 경로가 목표 수준대로의 안착이 보다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추가 긴축도 고려해야 한다고”고 말했다.
◆금통위원 2명은 “현 수준 유지 적절”
반면 현 수준을 유지하며 앞으로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펼친 위원도 있었다.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다.
한 금통위원은 “수출 여건은 현저히 개선되어 갈 것이나 소비의 회복 흐름이 완만한 가운데 물가는 예상보다 경직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민간부채 누적에 의한 금융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대내외 상황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 안정을 위해 현 상태 유지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위원은 “기업부채의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정책금융의 체계를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인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금리 수준은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생각하며 당분간 전망경로 대비 성장 및 물가의 향후 추이, 그리고 금융시장 상황을 관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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