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최대주주로 서울옥션·케이옥션 둔 조각투자업체들
조각투자 업체들 “선관주의 입각, 투자자 이익 최우선 고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번주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이 본격 개화한 가운데 여전히 업체들에게는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시한다’고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 과제로 남아있다.
투자자들은 공동사업자인 조각투자 업체들이 좋은 그림을 싼 가격에 사고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실현시켜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회사가 이 목적에 큰 관심이 없다면 믿고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을 각각 관계사,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서울옥션블루와 투게더아트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투자자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는 점을 보다 잘 설명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투게더아트는 한차례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아예 케이옥션이 아닌 해외 경매 회사 크리스티로부터 매입한 작품으로 증권 발행을 진행하며, 서울옥션블루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청약 일정을 뒤로 미룬 상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옥션블루는 이르면 내년 1월12일 앤디워홀의 작품 ‘달러사인(Dollar Sign)’에 소액 투자할 수 있는 투자계약증권 공모를 진행한다.
당초 이날부터 청약이 시작될 계획이었지만 서울옥션블루는 미술품의 매입 과정 등을 추가 기재하는 등 자진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청약 일정을 미뤘다.
가장 주요하게 추가된 내용은 이번 작품을 매입한 경로가 서울옥션의 공개 경매라는 부분이다. 서울옥션블루는 “기초자산은 9월26일 진행된 서울옥션의 라이브 경매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에 출품번호36번으로 등록됐다”며 “당사는 해당 작품을 5억5000만원에 서면 응찰해 낙찰받아 수수료 7623만원을 낙찰가와 함께 지불했다”고 기재했다.
또 회사는 “낙찰 이후 당사(서울옥션블루)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당사는 해당 경매의 단독 입찰자로 파악됐다”는 사실도 추가 기재했다. 사실상 경쟁없이 홀로 참가한 사실을 밝힌 것이다. 단독 입찰은 그림 가격이 비쌌다거나 그만큼 그림에 수요가 없었다는 정황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조각투자에서 그림의 매입 원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회사가 그림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 투자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게 된다. 이는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경매를 주관한 서울옥션과 관계사이기 때문에 설명해야 할 부분은 더 많다. 거래 매입가가 높으면 투자자는 손해를 보지만, 거래 수수료를 취하는 서울옥션에겐 이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옥션은 서울옥션블루의 지분 11.37%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지분 35.25%를 보유한 이정봉 서울옥션블루 대표는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의 차남이자 서울옥션의 IT 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울옥션블루는 “선관주의에 입각해 투자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업무를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그림은) 관계사로부터 매입한 것이 아니며 (서울옥션은) 오로지 기초자산 매입 위한 경매절차를 주관한 것에 불과하다”고도 해명했다.
투자자가 매각 차익으로 수익을 얻어야 회사도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장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투자자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서울옥션블루는 투자자의 초과 성과에 대한 보수만 수취하는 식으로 수익 구조를 짰으며, 청약시 회사가 선배정 물량 10%를 취득할 예정이다.
한편 투게더아트는 이미 한차례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다른 케이옥션이 아닌 해외 미술품 경매사로부터 매입한 작품으로 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케이옥션은 투게더아트 지분 22.29%를 가진 최대주주다.
8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케이옥션에서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 ‘스테이송 61’을 매입해 기초자산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현재는 해외 업체 크리스티로부터 매입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02)’으로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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