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빗썸코리아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게 된다면 국내 1호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최대주주 리스크 등 투명성과 관련해 논란을 우려하면서도 첫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의 프리미엄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지난달 말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착수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오는 2025년 하반기다. 우선 코스닥 상장을 계획 중이며, 향후 코스피 시장 상장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장이 성공한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로서는 최초로 직상장이 된다. 빗썸은 앞서 지난 2020년 IPO 추진을 검토한 바 있으나 중단했다. 당시에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나 회계기준이 없었고, 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는 게 빗썸 측의 설명이다. 이후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올해 국회를 통과했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는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빗썸은 다시 한번 1호 상장사 타이틀을 얻을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빗썸의 IPO 성공 여부를 놓고 기관투자자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빗썸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이정훈 빗썸홀딩스 의장과 단일 최대주주사인 비덴트 사이 경영권 다툼, 사법 리스크 등 실제 상장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상장 목표 시점이 내후년인데다 현재 주관사 실사, 상장 예비심사 청구 등 그 어떠한 것도 정해지지 않은 단계에서 투자 매력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사법 리스크 등 펀더멘털 외적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빗썸의 IPO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매출의 대부분이 수수료 베이스인 상황에서 수수료 전면 무료 실시 정책을 실시한 점도 공모주로서는 매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의 실적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빗썸코리아의 지난 3분기 매출(영업수익) 324억원, 영업손실 7억원, 순손실 1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04%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 역시 “파두 사태 이후 점점 기업 검증이 엄격해지는 요즘 빗썸코리아가 금융당국의 허들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일부에서는 이번 상장이 최대주주의 엑시트(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빗썸 측이 IPO 목적을 단순히 ‘투명성 검증’이라고 제시한 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대 편에서는 빗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호 상장 기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4만 달러를 돌파하며 루나 사태 이전 가격을 회복한 가운데 내년에는 6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는 점은 향후 IPO 시점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주가는 최근 13만7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추정 시가총액은 약 5800억원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