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옵션 시장이 다음달 SEC(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식 결정 이후 비트코인의 부정적 가격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내년 1월 12일 만기가 되는 비트코인 풋옵션 미결제약정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1월 12일 만기물은 가장 먼저 신청된 비트코인 ETF에 대한 SEC의 결정 마감 시한으로부터 시간적으로 제일 가까운 상품이다.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은 1월 10일까지 내려질 것으로 폭넓게 전망된다.
암호화폐 옵션 거래소 데리빗 데이터에 따르면 1월 12일 만기인 옵션의 콜옵션 대비 풋옵션 비율(put-to-call ratio)은 만기가 다른 옵션물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1월 12일 만기인 풋옵션의 미결제약정 행사가격은 대부분 4만4000 달러, 4만2000 달러, 4만 달러에 몰려 있다. 뉴욕 시간 22일 오후 비트코인은 4만4000 달러 조금 아래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SEC의 결정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풋옵션 보유자들은 옵션을 행사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팔콘X의 파생상품 헤드 라이언 김은 “가장 최근의 랠리는 레버리지 이용/투기적 자금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이들 트레이더는 일부 비트코인 풋옵션을 통해 자신들의 레버리지를 이용한 롱옵션을 보호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 양방향으로의 큰 움직임에 베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콜옵션 대비 풋옵션 비율(put-to-call ratio)은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자주 간주되며 1월 12일 만기 계약의 경우 0.69다. 이는 1월 5일, 그리고 1월 26일 만기되는 계약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 비율이 낮을 수록 옵션 시장 트레이더들의 입장이 더 강세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에 대형 호재로 간주되지만 승인 직후 수요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QCP 캐피탈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 1월 둘째 주 고전적인 ‘뉴스에 판다’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