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산업이 발전하며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통화가 등장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까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통화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매체 BTC매니저는 28일(현지시간) 각국 중앙은행들의 디지털 통화 관련 동향을 보도했다.
태국의 중앙은행인 뱅크오브타일랜드(BoT)는 이날 국가 금융 시스템에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도입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BoT는 8개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R3 분산원장기술(DLT) 플랫폼 코다(Corda)를 이용해 자금을 이체하는 개념증명 방식의 시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분산원장 기술의 잠재적 이익을 연구하고, 태국 금융 시스템에 상업용 중앙 은행 디지털 통화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측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 된 자금 이체 프로젝트가 태국 금융의 기술적 준비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태국보다 앞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추진한 나라는 남미의 베네수엘라가 있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디지털 통화를 이 나라의 새로운 주권 통화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야당 등의 반대가 거세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시도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좋은 연구 사례가 되고 있다.
태국과 베네수엘라 외에도 현재 홍콩, 싱가포르, 스웨덴, 영국, 캐나다, 이란 등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도입 가능성을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이 이처럼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줄 수 있는 경제적 이점 때문이다.
캐나다은행(BOC)의 조사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 도입으로 캐나다는 0.64%, 미국은 1.6%의 소비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와 미국의 경우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도입을 통해 현재 지나친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는 경제적 복지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면 국가의 통화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자금의 흐름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도 각국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도입을 고려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예를 들어, 석유 수입을 위해 미 달러화를 이용해야 하는 국가들이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를 이용하면 달러화 의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국가들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도입을 고려하는 이유는 금융 거래비용 절감, 효율적인 자금 공급과 활용 등 다양하다.
반면,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는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사업에서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이 사업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아직 해결 못하고 있는 확장성의 한계, 그리고 시민들의 금융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 등은 당장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