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이 기자]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은 실리콘 밸리 최강의 인맥과 처세술로 유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 시간) 올트먼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세 번 축출되고, 세 번 복귀하면서 그 때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세 차례 모두 올트먼은 해당 조직의 리더들로부터 ‘신뢰’를 잃었지만, 실리콘 밸리의 다른 실력자들의 도움으로 매번 더 큰 성공으로 돌아왔다.
# 올트먼, 신화의 탄생
올트먼의 경력은 2005년 스탠퍼드 대학을 중퇴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 20년간, 그는 조직의 리더들로부터 존경, 견제, 시기의 대상이었다.
올트먼은 신뢰를 잃고 쫓겨날 위기에 처하곤 했지만, 강력한 동맹의 도움으로 더 강력한 역할로 돌아왔다.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해고된 후, 실리콘 밸리의 가장 영향력 있는 CEO들과 투자자들은 즉각 그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오픈AI의 첫 벤처 캐피탈 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 구글과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 론 콘웨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 등이다. 올트먼은 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반란을 진압하고, 다시 오픈AI의 CEO로 복귀할 수 있었다.
축출과 복귀를 거듭하면서 올트먼은 더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게 됐고, 업계를 리드하는 힘도 강해졌다.
# 첫번째 축출 : 루프트
그의 첫 번째 스타트업인 루프트(Loopt)는 2005년 대학 재학 중 만든 것으로 스마트폰 이전 시대 위치기반 서비스였다. 루프트의 주요 직원들은 그를 CEO직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했다.
당시 올트먼은 벤처 캐피탈 회사 세콰이어(Sequoia)의 지원으로 2012년까지 CEO로 남았고, 회사를 매각함으로써 돈을 벌었다.
그는 2012년 자신의 벤처캐피탈(VC) 펀드인 히드라진(Hydrazine)을 설립하기도 했다. 올트먼은 루프트를 경영하면서 유명한 엑셀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YC)와 인연을 맺었다.
2014년, 올트먼은 와이 콤비네이터의 대표로 깜짝 발탁된다. 이곳에서 그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으로 진입, 에어비앤비 등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 두번째 축출 : 와이 콤비네이터
올트먼은 와이 콤비네이터 대표로 있으면서 자신의 VC 운용과 개인적인 투자를 병행했다. 와이 콤비네이터의 다른 파트너들은 올트먼의 이러한 행동이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올트먼은 ‘YC 리서치’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오픈AI를 포함한 자신의 프로젝트를 발전시켰다.
2019년, 와이 콤비네이터의 파트너들은 그가 오픈AI를 포함한 개인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와이 콤비네이터의 공동 창립자인 제시카 리빙스톤은 “올트먼이 스스로 사임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해임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와이 콤비네이터를 나올 때 올트먼에게는 ‘오픈AI’라는 강력한 무기가 들려 있었다. 그는 구글에서 활동하던 인공지능 전문가 일리야 수츠케베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수츠케베는 챗GPT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아래 사진 오른쪽 끝)
# 세번째 축출과 복귀 : 오픈 AI
올트먼은 그의 협상 능력과 재능 발굴 능력을 오픈AI에 쏟아부었다. 올트먼은 오픈AI를 860억 달러 기업가치가 나가는 최고의 인공지능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3억 달러를 투자했고,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챗GPT는 인공지능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그러나 올트먼의 경영 스타일은 이번에도 불만을 샀다. 수츠케베를 포함해 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고, 오픈AI 이사회는 그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올트먼은 이번에도 실리콘 밸리의 유력 인사 인맥을 총동원했다. 올트먼은 다시 CEO 자리로 복귀할 수 있었다.
# 올트먼은 불사조인가, 간웅인가?
올트먼은 오픈AI의 CEO로서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 주자로 이끌기 위한 대담한 구상을 거침없이 실천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올트먼은 성공을 위해 자산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반대자들을 숙청하는 불사조 영웅이다.
현재 오픈AI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의 해임과 복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오픈AI의 새 이사회 멤버들은 워싱턴의 법률 회사 윌머헤일을 통해 회사의 최근 혼란의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조사 결과 올트먼에게 어떤 실수가 발견된다면 어떻게 될까?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영웅인지 간웅인지 알 수 없는 입체적인 인물도 있다.
세 번 쫓겨나고, 세 번 복귀한 올트먼은 영웅일까, 간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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