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물납 지분…경영권 없는 2대 주주라 유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4조7000억원 규모의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 지분을 인수할 적임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공개 매각은 유찰됐고, 2차 입찰이 진행 중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6일까지 NXC 지분 29.29%(85만 1968주)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한다. 최초 감정가는 4조7149억원이다. 이번 2차 공개매각에서 낙찰자가 나오면 오는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최고가 경쟁 방식으로 진행된 첫 공개 매각에선 입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2차 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추후 처리 방안을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지난해 2월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지난 5월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것이다. 물납 주식은 납세자가 금전 납부가 불가능한 경우 상속받은 부동산, 유가증권 등으로 조세를 납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자는 중국 텐센트, 사우디국부펀드(PIF) 등이다. 두 곳 모두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게임 산업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으며, 한국 게임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 재팬의 4대 주주다. 지난해 2월부터 넥슨 재팬의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며 10.23%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PIF는 엔씨소프트의 2대 주주에 오르는 등 한국 게임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고 김정주 창업자가 지난 2019년 넥슨 매각을 추진할 당시에도 강력한 인수 후보자 중 한 곳이었다.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많은 IT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한 텐센트는 넷마블의 3대 주주, 크래프톤의 2대 주주다.
하지만 2차 입찰에서도 불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NXC가 비상장사인데다가 정부가 보유한 지분을 거금을 들여 모두 인수하더라도 2대 주주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정주 창업자의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와 두 딸이 보유한 NXC 지분율은 약 68.98%다. 여기에 두 딸이 공동 소유한 회사 와이즈키즈도 NXC의 지분 1.72%를 갖고 있다. 총 70.7%가 유족 보유 지분인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10월 캠코에서 제출받은 20여년간의 주식 물납 자료를 검토한 결과 비상장 증권은 매각이 수월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금까지 물납된 주식 가운데 19.1% 가량만 매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3차 입찰부터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며, 매각가를 회차마다 10%씩 할인해 매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매각가를 낮추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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