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국내외에서 오르고 있다. 국내 소매 기준으로는 한 돈(약 3.75g)에 40만원을 넘으면서 강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8만5940원으로 전일보다 0.21% 올랐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 1돈(3.75g)은 36만6000원으로 전일보다 2000원 올랐던 22일 이후 보합세를 유지했다. 국내 소매 가격으로는 한 돈에 4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금값도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6일(현지시간)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전일보다 0.70달러(0.03%) 상승한 온스당 2069.80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올랐다.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이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하자 국내외 금값이 크게 오른 바 있다. 3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장중 최고 거래 가격은 온스당 2136.36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 가격이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하와 불확실성의 수혜자는 금”이라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진 것은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관계인 금에 매력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금 가격 상단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금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국내 금 가격이 보합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은 이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했으나 최근 들어 거래가 주춤하다. 매수도 매도도 많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달 초보다 가격이 소폭 내리면서 투자자들이 지켜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금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신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은 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투자 메리트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10년간 국제 금 시세를 보면 이미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지금 투자에 들어가기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앞서 금에 투자했다면 지금 파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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