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서 3% 이상 오르며 2610선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만 2조37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 어떤 종목을 매수했는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1조4900억원을 순매수하며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기아(2665억원), SK하이닉스(2541억원), 삼성전자우(1726억원) 등의 순으로 매수 규모가 컸다. 국내 시가총액 1·2위이자 반도체 기업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폭풍 매수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더불어 인공지능(AI)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부족 심화 전망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74.59포인트(1.80%) 상승한 4207.45에 마감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인텔(5.21%), AMD(2.73%), 브로드컴(0.88%) 엔비디아(0.9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66%) 등 반도체 관련주들은 강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를 위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선수금을 지급했다는 소식은 반도체 업황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각각 7000억~1조원 규모의 선수금을 이례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HBM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극심히 부족한 가운데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가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공급 부족에 대응해 삼성전자 역시 최근 엔비디아와 제품 적합성 테스트를 마치고 HBM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HBM 내년 생산 능력을 두 배 넘게 증설해도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서버 신규투자 확대로 HBM 공급 부족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 AMD 등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이례적인 선수금까지 지급하면서, HBM 물량 선점 경쟁은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2027년 HBM 시장이 50억달러(6조5000억원) 규모로, 올해(20억 달러) 대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도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면서 올해 9% 수준에서 내년에는 18%로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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