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시공능력평가 16위의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채권자 동의를 위한 자구노력으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도 있었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 뒤 언론 브리핑에서 오너일가의 사재출연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주주가 사재출연도 일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권 상임위원은 “지금까지 자구노력이 1조원인데 (태영그룹·대주주가)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산업은행한테 제출했다”며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했는데 TY홀딩스 지분도 있지만 (오너일가의) 개인지분도 있고 골프장 매각을 했을 때 개인지분 같은 것도 출연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 상임위원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태영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는 얼마 정도인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현재 시점에서 그런 자금 규모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상거래 채권 1485억원의 결제는.
“협력업체의 상거래 채권은 오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이 들어오면 내일 아마 갚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당시는 금리가 오르는 긴축 모드였는데 지금은 얼마 전 FOMC를 통해서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고 있고 국내적으로도 금융시장 자체가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레고랜드 사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였지만 지금은 다 알고 있는 리스크여서 잘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충분히 알고 있고 충분히 대비해 왔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유를 어떻게 보는가.
“태영건설이 그동안 1조원 정도의 자구노력을 했지만 시장에서는 계속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보니까 시장과 소통하면서 모든 정보를 제출하고 추가적인 사재출연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서 채권단에 ‘시간을 좀 벌게 해주면 자구노력과 합쳐서 잘 한번 해보겠다’는 뜻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거래 채권은 갚아주는 것이다. 기업회생으로 가면 상거래 채권도 같이 정리가 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적 파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수분양자와 협력업체, 금융회사에 손해를 입히기보다는 잘 해서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갚는 기회를 한번 갖겠다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워크아웃이 잘 될 수 있을까.
“충분한 자구노력과 채권단의 협조, 시장의 신뢰, 건설업 전체를 연착륙시키는 정부의 노력까지 4박자가 있어야 한다.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태영건설은 도급순위 16위의 건설사이다. 대한민국 경제·금융시스템이 지난해 레고랜드 위기도 극복했는데 이 정도는 저희가 자신감을 갖고 상식에 기초해서 잘 조율을 하면 시장의 불안, 다른 건설사로의 전이는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수단과 의지가 있다.”
-대주주 자구노력과 관련해서 오너일가의 사재출연과 주요 계열사인 SBS 매각 가능성은.
“지금까지 자구노력이 1조원인데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지금 산업은행한테 제출했다. 추가적인 자구계획과 사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채권단한테 이야기하는 그 과정에서 그 내용들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열주가 사재출연도 일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했는데 TY홀딩스 지분도 있지만 (오너일가의) 개인지분도 있다. 그 다음에 골프장 매각을 했을 때 개인지분 같은 것도 출연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부분은 한마디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 높고 충분한 자구노력이 대전제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린다. SBS 매각 가능성은 대주주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늘 발표 핵심은 시장 연착륙인데 부실 건설사 정리나 옥석 가리기는 없는 것인가.
“PF와 건설업의 질서 있는 연착륙이 정부의 분명한 뜻이다. 태영건설로 놓고 보면 저희는 그것을 워크아웃을 통한 연착륙으로 보지만 다른 입장에서 보면 상시 구조조정이다. 일반적으로 늘 건전한 경제와 금융시스템은 부실이 생기면 이렇게 회생을 가거나 파괴적인 것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의 조정을 통해서 재구조화를 하거나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그 표현이 때로는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고 때로는 옥석 가리기라는 표현을 쓰지만 다 같은 것이다.”
-HUG가 전세사기 사태로 순손실이 나고 있는데 태영건설 사업장 분양보증까지 맡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최근 HUG의 보증여력을 넓히기 위한 법이 통과됐다.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 정부 출자 규모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는데 HUG는 보증금의 70배를 보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수조 원 규모로 협의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특수한 상황이고 다른 건설사나 시장으로 확산할 우려가 적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정부 세금이나 금융 지원으로 특정한 기업만 도와주는 것 아닌가.
“이 부분은 우리 금융시스템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보셔야 한다. 워크아웃이라는 것은 자구노력을 통해서 사주, 그러니까 태영이 돈을 내는 것이다. 그 돈을 채권단들이 보고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를 유예해주는 게 워크아웃이다. 그래서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간의 상식에 기초해서 정상화하는 것이지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태영건설 말고 정부에서 지금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다른 건설사가 몇개 정도 되나.
“공식 석상에서 특정 건설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금융감독원에서 상시적으로 다 보고 있는데 특별히 걱정스러운 데는 안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충분히 개시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가.
“충분한 자구노력과 채권단의 협조, 시장의 신뢰, 건설경기나 경제 개선 등 네 가지가 들어맞아야지만 가능하다.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이익인지, 다 깨버리는 게 이익인지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달려 있다고 본다.”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게 얼마 만인가.
“제 기억에는 건설사 워크아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대우건설이 당시 금호산업에 팔렸고 그 금호산업을 워크아웃으로 정리를 했다. 그때 팀들이 지금 산업은행에서 태영건설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50위 내에 있는 건설사가 문제된 것은 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태영건설의 채권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 혹시 파악하고 있는가.
“태영건설 본체의 채권자 수는 완벽하게 다 알고 있고 채권 규모와 만기구조도 다 알고 있지만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PF 사업장은 각각 대주단이 있으니까 그 대주단도 산업은행을 통해서 다 파악을 하고 있다.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했는데 혹시라도 워크아웃 돌입이 안 되면 어떻게 되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오늘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고 채권단들의 동의를 75%를 넘느냐에 달려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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