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1990년대 중반 스타일의 경제 호황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러한 전망은 비현실적이 아닌 하나의 가능성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간) 내년도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그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 긴축 뒤에 짧은 금리인하와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경제 부흥이 가능하다는 것.
WSJ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재임했던 1994년부터 2000년 사이의 호경기와 현재 상황이 닮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 1995년 연착륙 성공
당시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이 수십 년 만에 최고의 경제 전망을 맞고 있다”고 하원 은행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1995년에 연착륙에 성공하며 호황기로 접어들었다.
WSJ은 현재 투자자들이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또 다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1994년 초부터 1995년 3월까지 약 1년간 금리를 3%에서 6%로 인상했다. 2022년 3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연준 금리 인상과 유사한 양상이다.
WSJ은 당시와는 달리 현재 미국 경제는 더욱 광범위한 금리 인상과 팬데믹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5년 4분기, 미국 경제는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이 2.2%로 둔화됐지만, 경기 침체를 면했다. 이후 연준은 1995년에 소규모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압축적인 금리인상 → 연착륙 → 소폭의 금리인하 → 경기호황’이라는 공식이다.
이는 월가의 낙관론자들과 경제학자들이 2024년에도 예상하는 경로다. 당시 S&P 500은 1994년 1.5% 하락한 후, 1995년에는 34.1% 급등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경제 붐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 요동치는 2020년대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경우, 경제 성장의 여지가 있는 ‘미드 사이클(midcycle) 주식’에 주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제조업, 지역 은행, 소형주 등을 포함한다.
실제로 2023년 12월 13일 연준 회의 이후 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과 지역 은행 지수는 각각 9.8%, 10.0% 상승했다.
UBS의 자산배분 아메리카 책임자 제이슨 드라호는 최근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에서 “2020년대를 ‘요동치는 20년대(Roaring 20s)’로 명명”했다.
드라호는 강력한 호황 시나리오가 가능한 요소들을 열거했다. 제조설비와 인프라에 대한 자본 투자,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 발전을 통한 노동 생산성 향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19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 덕분에 물가 상승 없이 경제 성장 가능성을 높였던 것과 유사하다.
# 인공지능 등 생산성 향상 요소
전문가들은 1990년대에 비해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도 강조한다. 90년대 호황은 ‘글로벌라이제션’으로 물가 상승이 억제됐다.
현재는 해외 생산 거점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추진되고 있다. 산업 재배치는 자본 투자에 긍정적이지만, 값싼 수입품을 값비싼 국내 생산품으로 대체함으로써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후 친화적 에너지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과 생산성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더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WSJ은 “경기 호황을 위한 다양한 요소들이 1990년대 스타일의 경제 부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새해 경기 전망과 연준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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