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김경택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소식에도 금융시장에는 화색이 돌았다. 미국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코스피와 코스닥 등 증시는 되레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졌다. 채권시장도 강세를 보이며 2023년 마지막 거래일에는 온기가 가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78포인트(1.60%) 오른 2655.2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수가 2650선 위쪽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8월1일(2667.07)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277억원, 815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353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78포인트(0.79%) 뛴 866.57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5조302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조9822억원과 1조2782억원을 사들이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원화 가치는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1294.2원) 대비 6.2원 내린 1288.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종가(1289.6원) 이후 한달만에 1280원대다. 장중 최고가는 1294.0원을, 최저가는 1286.3원을 기록했다.
채권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회사채(무보증3년)AA- 금리는 전날에 비해 4.7bp 내린 3.911%를 기록했고, 국고채 3년물은 5.3bp 떨어진 3.167%로 집계됐다.
이날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지난해 4분기 레고사태 당시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것과는 달랐다.
레고사태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을 위협하고, 자금 경색 우려에 회사채(무보증3년)AA- 금리는 5.7%를 넘어서는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이날 금융 시장에 주로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82%에서 이날 91.1%로 올랐다.
이 영향으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9.7bp 내린 3.789%를, 30년물은 9.6bp 내린 3.947%를 기록했다. 2년물은 5.5bp 내린 4.236%로 집계됐다.
달러가치도 뚝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1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7월 20일(100.88)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소식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불거진 만큼 예상된 이슈”라면서 “부동산 시공사나 건설사의 추가 부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금융업계 업계 전반으로 퍼지기 어렵다는 시각도 영향을 미쳤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태영건설 사태가) 금융시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시장 위험이 확대될 경우 한은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태영건설은 자체 사업 비중과 부채의 비율이 높고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도 과도한 점 등 특유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만큼 건설업 전반의 문제라고 보기 곤란하다”며 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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