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증시 예탁금이 5개월만에 최고치에 육박하면서 올해 ‘1월 효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증시 예탁금(장내파생상품·거래예수금 제외)은 56조46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8거래일만에 8조원 이상이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해 8월1일(57조160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증시 대기자금은 지난해 11월 초 한때 44조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증시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난 이후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도 읽힌다.
이처럼 예탁금이 급증한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년부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이를 선반영하는 주식 시장으로 뭉칫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공매도 금지 이후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났고,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이 가능해진 공모주를 중심으로 초단타성 거래가 성행한 것도 한몫했다. 개인들이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대량으로 주식을 내다팔고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쌓아 놓은 것도 예탁금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잔고(주식 거래 중 상환되지 않은 현금이나 주식) 역시 17조6261억원을 기록하며, 2달 새 최고치를 기록해 1월 효과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월 효과’는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계절 효과 중 하나로, 1월 수익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역사적으로 1월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스몰캡)가 주도하는 장세인 만큼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1월은 이전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이 부진했던 소외주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시가총액이 낮은 중소형주, 가치주 스타일을 비롯해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월별 투자자별 매매 비중을 살펴보면 기관투자자가 1월에 가장 높게 나타나며, 연초 포트폴리오 조정 효과(윈도드레싱)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증시가 피벗 기대감을 선반영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가파른 상승을 보이면서 매물 출회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이미 연준의 피벗 기대감을 반영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긴축 리스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2년 초 역사적 고점을 목전에 둔 상태”라며 “코스피의 경우 그동안 미 증시보다 회복 속도가 더뎠던 만큼 상대적인 추가 상승 여력은 높아 보이나, 최근 국내외 증시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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