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한돈에 50만원 시대 오나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 무게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국내외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금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금시세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g에 8만6380원으로 전날보다 420원(0.49%) 상승했다. 금 1돈(3.75g)의 가격은 32만3925원으로 1575원(0.49%) 뛰었다.
한국금거래소 시세를 보면 순금 1돈을 살 때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36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한국표준금거래소에서는 1돈에 36만8000원을 형성했다.
서울 종로3가 귀금속거리에서 금은방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 송 모씨는 “최근 금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돌반지는 한 돈에 현금가로 35만원, 카드로 사면 부가세 포함 4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단순한 돌반지에 비해 세공이 많이 들어가는 일반 링은 공임비가 더 붙기 때문에 40만~50만원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금반지 한돈 가격은 40만원 중반~50만원 초반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금값 고공행진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용된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지난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하자 국내외 금값이 크게 뛰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2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올해 금값이 온스당 2200달러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라며 “여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금 가격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하와 불확실성의 수혜자는 금”이라며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진 것은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관계인 금에 매력적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안정에 따른 달러 약세 기대감 강화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지연 등은 금 가격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면서 “금 가격의 추가 랠리는 글로벌 경기차원에서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 가격 랠리가 진정돼야 경기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