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 감시 방지 법안이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2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톰 에머 연방 하원의원(공화-미네소타)의 CBDC 감시 방지 국가 법안(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이 75명의 공동 발의자를 확보하며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에머 의원이 2022년 1월 발의하고 2023년 9월 다시 발의한 이 법안은 CBDC를 통한 미국인의 금융 거래 감시 및 통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법안은 미국 시민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가 강조되면서 법안 재발의 이후 꾸준히 추진력을 얻고 있다.
에머 의원은 미국의 CBDC가 현금과 비슷한 익명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연방 정부에게 개인의 거래를 감시하고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안은 개인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미국 CBDC를 활용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권한을 제한하는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 정책 목적으로 CBDC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연방준비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개인 계좌를 유지하거나, 개인에게 직접 CBDC를 발행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했다.
에머 의원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와 CBDC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며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제공하는 반면, CBDC는 정부가 발행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형태의 주권 통화로, 정부가 통제하는 디지털 원장에서 거래된다는 설명이다.
에머 의원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가 통제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의 잠재적 영향력으로, 당국이 개인의 금융 활동을 감시하고 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에머 의원의 법안은 미국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연준의 CBDC 관리 범위를 제한하면서 통화정책을 위한 CBDC 사용을 금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