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34조 달러(약 4경4000조원)를 넘어섰다고 2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9월 말 세수 감소, 연방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적자 증가의 영향을 받아 33조 달러를 넘은 지 3개월 만이다.
이는 예상보다 빠르게 34조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의회예산국은 2020년 1월 당시 2029회계연도에 연방정부의 총 부채가 34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경제 안정·회복 지원을 위해 많은 돈을 빌렸고,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정부는 부채 상환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의회예산국은 2022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약 97%인 미 연방정부 부채가 2053년 말 181%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피터슨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를 보면, 재무부는 3월 말까지 거의 1조 달러를 더 대출할 것으로 예상돼 부채는 계속해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연방정부의 부채가 향후 수십 년간 국가안보·사회보장·메디케어 등 주요 과업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미 백악관과 의회의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대결도 위험 요소라고 짚었다.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의 샤이 아카바스 경제정책국장은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로 인한 영향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금리 급등일 수도 있고,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는 경기침체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국가부채 문제를 언급하며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의 경제 상황이 연방정부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의회는 내주 2024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에 들어간다. 지난해 9월 미 의회는 시한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해 두 번의 임시 예산안을 편성,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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