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판매사들 검사 나간다…제도 측면도 올해 주요 쟁점될 것”
[서울=뉴시스 우연수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수백억원대 불법 공매도를 추가로 적발해 조사를 마무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손실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지수(ELS)와 관련해 판매 금융사들의 문제점을 다수 발견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 현장 검사에 돌입하겠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들과의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최근 자본시장 현안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 해외 IB들의 불법 공매도가 수백억원 상당 추가 포착됐다”며 “이 중 일부는 조사 절차 후반부에 있어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해외 IB 두곳(BNP파리바·HSBC)의 관행적인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뒤 추가 불법 가능성에 주요 해외 IB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증권선물위원회는 BNP파리바와 HSBC, 불법 공매도 주문을 수탁한 BNP파리바증권까지 총 3곳에 과징금 265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라는 이례적인 방식에 부정적 시각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원장은 “개별 사안에선 조사자와 피조사자지만 한국 금융시장 일원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조사도 빨리 할 수 있는데 상대방 얘기도 더 들어보고 있다”며 “다만 이해 당사자들의 이야기인 만큼 가감해 들을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에 관심이 높은 홍콩 등 지역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 형태가 됐든, 홍콩 금융당국 기구와의 공동 설명회 형태든, 소통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최근 진행한 홍콩H지수 ELS 판매사 조사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2개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에 대해 서면·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일부 판매사에서 한도 관리 실패, 핵심성과지표(KPI) 조정 통한 고난도 상품 판매 드라이브, 계약서 미보관 등 관리 체계상 전반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주요 판매사에 대한 검사를 조속한 시일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책임 하에 투자해야 하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과거 파생결합펀드(DLF)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겪은 판매사들이 여전히 면피성으로만,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면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원장은 “소비자들이 진짜 알아야 할 것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형식적인 내용은 줄이고 양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파악 중”이라며 “관련한 반성적 고려를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고, 앞으로 올해 내 중요한 쟁점 중 하나로 저희가 다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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