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태영건설 채권은행들이 태영그룹의 자구 계획 미이행시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일부인 890억원을 즉시 지원하고, 3개 계열사 매각과 담보 등 자구 계획을 확약하는 한편 이사회 결의를 통해 즉각 실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5일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산은 본점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의 부행장 회의를 개최했다.
산은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태영건설의 부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무리한 사업 확장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워크아웃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너 일가와 태영그룹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에 공감했다.
채권은행들은 태영 오너 일가와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에 제출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수분양자, 여타 채권자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하여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해소를 최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실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확립된 원칙과 기준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이며, 이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채권자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채권은행들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즉시 지원하고, 아울러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62.5%) 담보제공)을 확약하고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전제조건조차 충족되지 못한다면 제1차 협의회 결의일인 1월11일까지 75%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태영건설의 부실은 현재화되어 정상화 작업은 중단되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신뢰 붕괴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측은 “오너 일가가 금융채권자를 포함해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태영건설은 물론 태영그룹이 정상화될 수 있는 첫 출발”이라면서 “오너 일가는 기존에 제시한 자구계획을 즉시 이행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하여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안을 진정성 있게 제시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그룹의 워크아웃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 예정된 경제·금융당국 간 비공식 모임인 ‘F4 회의’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에 도달하지 못하면 태영건설은 법정관리나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상거래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수주 계약도 해지된다. 협력업체는 물론 수분양자 등 연쇄 피해가 불가피하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안은 남의 뼈를 깎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주말까지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로 갔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며 “건설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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