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이 내주(8일 ~ 10일)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매트릭스포트 등 일부에선 SEC가 1월에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보다 많은 분석가와 옵서버들은 1월 승인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경우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은 여전히 엇갈린다.
반에크의 디지털자산 전략 디렉터 가보르 구르박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장기적으로 “수조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겠지만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초기 영향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 자금 유입은 “불과 수억 달러에 그칠 것이며 그것도 대부분 재활용되는 자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다른 분석가들은 현물 ETF가 승인되면 발행사들이 기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 공급과 수요 역학에서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잔고가 5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심지어 ‘공급 충격’을 예상한다.
최초의 금 현물 ETF인 SPDR 골드 셰어스 ETF(GLD)의 경우 2004년 출시 첫 4주간 19억 달러(인플레이션 반영 수치), 그리고 출시 첫해 연말까지 48억 달러가 유입됐다. GLD의 현재 총 자산은 573억7000만 달러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적하는 ETF인 인베스코의 QQQ는 닷컴 거품 폭발 1년 전인 1999년 3월 출시됐으며 처음 30일간 8억4700만 달러(현재 가치로는 16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2021년 10월에는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가 출시돼 처음 30일간 약 15억 달러(인플레이션 반영 기준)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BITO의 현재 보유 자산 가치는 16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BITO 출시 당시 암호화폐 시장은 아주 강세 흐름을 보였고 글로벌 금리도 지금과 달리 낮은 수준였다.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하고 한 달 뒤 비트코인은 약 6만9000 달러까지 상승,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 1년여에 걸쳐 약세장을 경험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을 받게 되더라도 비트코인이 2021년 선물 ETF 출시의 경우처럼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금과 2021년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선물 ETF 출시에 앞서 12개월간 수백%의 랠리를 펼치며 조정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반면 지금은 비트코인 반감기를 몇 개월 앞두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과거 강세장의 시발점이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물 ETF 출시로 시장의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NYDIG가 금과 비트코인 현물 ETF를 비교하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재 미국의 금 현물 ETF는 35개며 총 운용자산은 1187억 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금의 약 3.6배라는 것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동일한 수준의 위험 노출을 달성하기 위해 달러화 표기 금 가치보다 약 3.6배 적은 비트코인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약 300억 달러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임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