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상반기 코인 시장 향방을 결정할 대형 이벤트란 점에서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오는 10일(현지시간)까지 아크인베스트와 21셰어즈가 공동으로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를 발표해야 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3일 뒤다.
◆전문가들 “승인 가능성 95%”
시장 전문가들은 승인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지난주부터 이를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특히 90%에 달했던 승인 가능성은 최근 95%로 올라서기도 했다.
에릭 발츄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모든 정보가 오는 11일 전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현재 승인 실패 확률은 약 5%”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미국 경제 매체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는 “블랙록은 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 중”이라며 “상품이 승인되면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투자 상품이 공개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ETF 신청사들이 승인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춘 점이 근거로 꼽힌다. 실제로 SEC가 지난 5일(현지시간) 신청사에게 서류 최종안을 요청하면서 추가 피드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날 “비트코인 현물 ETF가 통과되기 위해서는 증권신고서(S-1)와 심사 요청 서류(19b-4)가 모두 승인돼야 한다. 만약 SEC가 두 서류에 대해 모두 승인 결정을 내리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다음 영업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며 “(4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신청사들은 승인 필요 요소를 모두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발츄나스 애널리스트 또한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이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할 근거가 없다”며 “(SEC) 직원들에게 (ETF) 신청사들과 수천 시간을 쓰라고 지시한 사람이 겐슬러”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SEC는 이같은 낙관을 경계했다. SEC는 지난 6일(현지시간) X를 통해 “누군가가 투자하는 것이 당신에게도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유명인의 추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EC의 경고가 오는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시사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뉴스에 팔 것”VS”결국 오를 것”
ETF 승인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스에 파는 매도세가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과 궁극적으로는 대세장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맞섰다.
조슈아 림 제네시스 트레이딩 파생상품 책임자는 “ETF 뉴스에 앞서 이미 전통 금융 쪽에서는 비트코인을 매수해 왔다”며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말이 있듯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전통 금융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뉴스에 의한 매도세가 두드러진다면 비트코인이 4200만원선까지 밀릴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현재 가격 대비 30% 떨어진 수치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리서치 책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낮은 가격대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미실현 이익을 안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물 ETF 출시를 계기로 차익 실현이 시작된다면 비트코인은 3만2000달러(4200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익 실현 압력에도 결국에는 고점 경신을 연출할 것이란 관측도 앞다퉈 제기된다. 네이트 제라시 ETF스토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2024년은 비트코인 ETF를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전 모든 ETF 관련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대형 자산운용사는 사소한 기회를 쫓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며 “ETF 성공을 위해 이들은 광범위한 준비 작업을 거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효과가 선반영됐다는 의견도 많지만, 이는 기존 가상자산 시장 플레이어에 의한 상승”이라며 “현물 ETF 출시 후에는 신규 자금 유입이 꾸준히 관찰되면서 올해 말까지 가격도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파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비트코인이 정식 자산군으로 발돋움하는 해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제임스 스트라텐 데이터 분석가는 금 ETF와 비교하며 “지난 2004년 11월 금 ETF가 출시됐을 때 가격은 45달러(5만9242원)였으나 이듬해 5월에는 41달러로 떨어졌다”며 “하지만 이후 7년 동안 268%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곳은 아크·21셰어즈,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반에크, 위즈덤트리, 인베스코, 피델리티, 발키리, 해시덱스, 프랭클린 등 총 11곳이다. 이들 모두 ETF 승인에 필요한 서류 최종안 ’19b-4′ 제출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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